프리랜서로 사회생활을 하고 애 둘을 낳을 때까지 술 마시는 재미를 몰랐다.
종교적인 이유와 여러 가지 이유로 술맛을 알 기회를 차단했다고나 할까.
그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는 술도 안 마시고 무슨 재미로 사니?”였다.
혹자는 “이 맛을 모르다니”라며 몹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수없이 그런 말을 들어도 딱히 술 마시는 재미는 궁금하지 않았고
어쩌다 한 모금해도 이 쓴 걸 왜 마시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건,
육아에 지친 동네 친구들과 밤 모임을 하면서부터다.
주류회사 경리로 일하는 동네 친구는 술에 진심이었고
분위기도 맞출 겸 한 모금씩 홀짝이다 보니
어느 순간 맥주 맛을 조금 아는 여자가 됐다.
주량의 탄력이 붙은 건 탁구를 치면서부터다.
땀에 땀을 짝~ 뺀 후에 갈증은 맥주를 아니면 달랠 길이 없다.
탁구를 아무리 많이 쳐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술 마시는 재미는 단순한 갈증 해소가 아니다.
맥주 한 캔을 다 들이켰을 때 오른 취기는
땅에서 발을 한 뼘쯤 떼고 있는 듯이 몸과 마음을 둥둥 뜨게 했고
알코올로 인한 알 그리~~ 한 기분은 현실을 벗어나게 해 줬다.
맥주 한 캔으로 이토록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니,
나도 드디어 술을 마시는 재미를 알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 재미를 느끼기 위해 조금 더 많은 양의 술이 필요한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