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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Jul 28. 2024

망상 깨치기

검진을 기다리며

다시 돌아왔다.

내일이면 건강검진을 받는다.

일 년에 한 번 받는 검진 외에도

치과는 4개월에 한 번

자궁근종은 6개월에 한 번

체크업을 받으니까

느낌 상으로는 항상 뭔가를 체크하고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걱정되죠?"

어제 만난 친구가 묻던데

물론 걱정된다.

세상 그 어떤 걱정보다도 더 된다.

건강에 비하면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나

업무의 피곤함과 복잡다단함은 티 끝처럼 하찮게 느껴진다.


걱정되는 거 한번 얘기해 볼까?


2주 전인가 폭우가 내리던 날 출근길에 온동화가 흠뻑 젖었다.

양말은 빨래 짜듯이 짜야했고 운동화에는 신문을 넣어뒀다.

회사에 지압슬리퍼 외에 단화가 없어 통굽을 신고 있었는데

그다음 날부터 허리 상태가 메롱 이었다.

그 구두를 신고 많이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사무실 안에만 있었는데.

나의 허리는 초민감, 극예민 신경을 타고났는지

지금까지도 상태는 오락가락,

요즘 날씨 같다.

엑스레이 찍으면 '디스크'라고 나올까?


방광 왼쪽인가에 살짝 튀어나온 것이 보여서

2번의 추적 검사를 했었다.

다행히 '뭔가 불편하거나 하면 오세요~'

이게 마지막 의사의 말이긴 했다.

심리적인 것일까?

좀 빵빵해진 느낌인데 아무것도 아니겠지?


비뇨기과적으로 뭔가 제 컨디션이 아닌 것 같은데

이것도 심인성인 것으로 나는 바라고 있다.


불교에서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걱정하는 것을

'망상'이라고 한다고 스님이 말해 주셨다.

지금 내가 하는 것이 망상이라는 것을 다시 깨치며

언젠가 건강검진의 수치가 좋아지는 것을 기대하며

검진 날을 기다리고

결과를 기다리는 날을 만들어보자고

혼자 생각해 본다.

올해는?

슬프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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