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1인 청소년공간 운영이야기
최근에 나는 '환경교육사'를 공부하고 있다. 예전부터 환경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환경 공부란 걸 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나는 환경교육사를 취득하는 것 자체에 목적이 있기 보다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환경이슈'를 주제로 삼다보니 도움이될까하여 시작했다가 여기까지 와버렸다. 인생은 참 우연히도 흐른다.
사실 이 공부를 시작할 때, 개인적으론 너무 정신 없이 바쁜 시기여서 이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는 건가 여러번 되묻기도 했었다. 그래도 그때 당시엔 이 과정이 내가 환경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으니…
환경교육사 3급은 온라인으로 54시간의 강의를 들으면 필기시험을 볼 수 있고,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90시간의 실무과정을 거쳐 실기 시연과 프로그램 계획서를 평가받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실기시연은 10분간 진행되는데 총 5명의 평가위원으로부터 평균 70점 이상의 평가점수를 받으면 최종 합격에 이르는 과정이다.
하지만 내가 공부했던 모습은 정말 열정적으로 공부한 누군가에겐 이야기하기 미안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자투리 시간을 내어 겨우 온라인 학습을 하고. 예습복습 없이 귀만 열어 강의를 들었으니 말이다. 그 가운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다행히도 필기시험에서는 평균 60점과 과락 45점인 기준을 뚫고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내 합격점수는 평균 60점에 한과목 45점 이었다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필기시험! 필기시험에서 주어지는 100분 동안 5과목의 문제를 풀게 되는데 어찌나 가나다라마 중에 여러 개를 선택하라는 문제가 많은지 아직도 아찔하다.
그리고 실무과정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진행하는 곳이 없어 타지로 가야 했는데 청주, 대구, 서울, 인천 중 그나마 내가 기차로 이동할 수 있고 평일에 수업을 하는 곳으로 인천을 선택했다. 그리고 기나긴 시간이 흘러 다음 주만 수업에 참여하면 90시간이 끝난다. 물론 아직도 실기 평가를 위한 프로그램 계획서 작성과 시연준비 등을 해야 하지만, 오랜만에 해본 멋진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건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처음으로 피터싱어의 육식의 종말이란 책을 읽고 더 이상 육식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을 했었다. 우리가 소비하는 고기의 양과 그 육류를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어마어마한 물의 양까지 내가 지구를 파괴하는 혹은 생명을 파괴하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하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작되었던 채식, 3년 정도 채식을 이어갔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는 육식도 하고 있다. 그 채식을 버리고 육식을 시작하면서 내 삶은 훨씬 편해졌다. 원하는 대로 먹고 원하는 대로 소비하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살아왔었으니까.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환경에 대한 미안함, 나는 어떻게 동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이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 지역사회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에코 리터러시'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가 너무 학술적인 면모? ㅋ를 많이 보인 탓에 마을공동체를 적극 지원하는 그 사업에서 낙방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도 덕분에 그 사업을 위한 도전을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환경에 대한 의식조사도 해볼 수 있었고 관련 전문가들과 환경을 주제로 토론회도 열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국제교류에서는 한국의 청소년들과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이 환경이슈를 논의하고 온라인 캠페인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함께하고 있다. 이번에 환경교육사를 취득하면 더욱 멋진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더 나아가서는 지역주민들과 환경을 주제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