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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쌀 Nov 18. 2021

아침밥



아침밥을 지었다. 밥을 지으니 좋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따뜻한  먹기를 원한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인생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아침밥은 언제였을까. 가슴으로 맛본 밥도 있었고, 목이 메어 겨우겨우 넘겼지만 꿀맛 같은 밥도 있었다.  밥맛이 소태처럼 쓰던 때도 있었고, 밥그릇에 그득 담긴 밥이 소금으로 보였던 때도 있었다.


누구나 생명이 있는 존재는 밥을 먹어야   있다. 잠시  앞에 겸손해진다. 아침밥을 지을 때는 잠시 속상한  같은 것은 잊어버리자.


"아~밥 냄새 좋네"라는 말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아침밥이 소금이 되는 날 ㅡ 채성병


한 번 구겨진 삶이 잘 펼쳐지지 않는다


아침밥이 소금이 되는 날은


아침에 듣는 음악도 소금이다


아침의 찬란한 햇살도 소금이다


퍼뜩 정신 든 이른 산책길


뛰는 자 뛰게 하고 기는 자 기게 하라


걷는 기쁨 속에 행복이 있다고




아침밥이 소금이 되는 날은


정자동 만석공원


물오리들도 퍼들쩍 퍼들쩍 튀어 올라


사방 눈부신 소금이 된다


흰 두루미도 잽싸게 하늘을 가르며


어느새 한점 소금이 된다


아침밥이 소금이 되는 날은


만석공원 길에 늘어선 벚나무들도


세상에 세상에나, 소금꽃으로 피어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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