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내리는 숲은 송파에 있는 공원 이름이다.
서울에 사람이 많다는 것을 평소에는 느끼지 못한다. 달빛 따라 눈 내린 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역시 서울엔 사람이 많구나'를 느꼈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대문을 박차고 나온 사람들이 남기고 간 수많은 말없는 발자국. 개와 고양이 발자국. 웃고 싶은가. 한 외로운 사람이 만들어 놓고 갔을 법한 눈 사람. 눈사람이 눈웃음을 치는 것 같다. 저 천진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담배. 누가 꽂아 놓았는지 눈사람 입에 꽂혀 있는 담배를 슬쩍 빼놓고 셔터를 눌렀다. 알록달록 색채의 향연이 끝난 겨울 공원이 황량하지 않다.
눈 내리면 더 고요하게 느껴지는 숲.
간혹 움직이는 것은 바람뿐. 그 바람도 작아서 나뭇가지에 얹힌 눈을 기웃거리다 사라진다.
나도 말없는 발자국만 남기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