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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 도슨트 Apr 12. 2021

포토시, 사람 잡아먹는 죽음의 은광

죽음으로 착취한 부

볼리비아 포토시 은광


  광산으로 보이는 듯한 마을에 열심히 일하는 검은빛 피부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을은 삭막함으로 뒤덮여 있고 멀리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힘겨워 보입니다. 푸른 하늘과 대비되게 나무 한그루도 찾아볼 수 없는 벌거벗은 산은 높게 솟아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 안에 무엇인가 있습니다. 산 안을 묘사한 그림 속에는 두 무리로 나뉘어 있습니다. 말을 탄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수많은 노동자를 감시하는 것을 보이며 노동력을 착취하여 무언가를 캐내는 것 같습니다. 이 곳은 어디이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캐내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열심히 작업 중인 일터 옆 계곡으로 보이는 곳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네요. 그림의 붉은색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전설의 도시, 포토시

  그림이 표현한 곳은 전설의 도시 포토시(Potosí)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하늘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1462년 잉카제국의 한 목동이 잃어버린 양을 찾아 산을 헤매다 발견한 곳이 포토시입니다. 목동은 은광을 발견하고 은을 캐려고 하자 “건드리지 마라. 이것은 너의 것이 아니라 뒤에 올 이들의 것이다”라는 하늘에서 음성이 들렸다고 합니다. 1545년 은광산이 발견되었고 은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정복자 스페인이었습니다. 포토시 은광은 대항해시대 스페인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준 원천이었습니다.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를 찾아서

  스페인은 대항해시대 식민지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이었습니다. 신대륙에 도착한 그들은 원주민을 학살하고 그들이 원하는 황금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원주민의 전설에 주목하고 인디언들이 전해준 황금이 가득하다는 엘도라도(El Dorado)에 대한 전설을 믿게 됩니다.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파사로와 콩키스타도르는신대륙에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가 있다는 소문을 퍼트리고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그들은 아즈텍과 잉카제국을 약탈하면서 막대한 보물을 얻게 되지만 정작 투자를 이끌었던 상품 금은 충분히 확보하지 못합니다. 


사람 잡아먹는 산, 포토시 은광

  충분한 금을 확보하지 못한 정복자들의 욕심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황금을 찾아 내륙으로 진출하고 포토시에서 대량의 은광을 발견합니다. “이 고귀한 은의 산은 제왕이 세상을 정복하게 할 것"이라고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 II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대항해시대 부의 핵심이 된 포토시를 부유한 산을 뜻하는 '세로 리코Cerro Rico'로 불리게 됩니다. 포토시는 정복자 스페인에게는 ‘부유한 산’이었습니다만 원주민에게는 ‘사람 잡아먹는 산’이었습니다. 포토시 은광에서 잔혹하게 일하던 원주민의 무수한 희생으로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림 속의 붉은 계곡은 원주민의 피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당시 스페인은 은화 ‘페소 데 오초를 화폐로 사용하였습니다. 포토시에서 주조한 질 좋은 은화는 전 세계 무역에 사용하게 되고, 스페인 화폐 페소 데 오초는 대항해 시대 기축 통화 역할을 담당하며 대항해시대 무역 패권을 스페인이 장악합니다. 

데오도르 드 브리, <포토시>, 1590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식민지 원정으로 ‘부유의 산’,  포토시 은광을 발견합니다.

포토시 은광 은으로 주조한 스페인 은화 '페소 데 오초'는 인류 최초의 기축 통화로 사용하고,

스페인은 대항해시대 전 세계 무역을 통해 부를 창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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