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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국 Jan 19. 2022

아빠 자격 부족

아들에게 구하는 용서

 최근에 육아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중요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돌 전 아기의 수면교육에 있어 규칙적인 일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 수면시간도 결국 일정하게 맞춰진다는 내용이다.


 여섯 시에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면 어느덧 일곱 시가 넘은 시간이다. 아들의 규칙적인 일과를 만들기 위해 열 시 전에 재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퇴근한 내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세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아들과 보내는 세 시간 동안 과연 내가 무엇을 해주었고, 얼마나 사랑을 주었는지 생각해봤다.


 현재 태어난 지 10개월인 아들은 아직 엄마, 아빠가 너무 좋아서 품에 안겨있고 싶어 한다. 최근 몇 달간 부쩍 성장한 아들의 몸무게는 어느새 10킬로가 넘는다. 나도 아내도 마냥 안고 있기에는 점점 무리가 오는 시기이다. 아내도 그런 부위가 있겠지만 나는 육아를 하면서 오른쪽 손목을 제대로 구부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명을 지를 정도로 눈물 나게 아픈 적도 있었다.


 결국, 아들과 온전히 하루에 보내는 세 시간 동안 힘에 겨워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하고 온전히 아들에게 모든 시간을 할애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부끄럽다. 하루 스물네 시간 중에 단 세 시간도 아들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나는 분명 아빠로서의 자격 부족이다. 새벽 시간에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돈 벌 궁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아빠에게 안기고 싶어 웃으며 달려오는 아들을 힘껏 안아주는 게 지금은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아닐까?


 아들의 모습을 보며 힘을 얻지만 정작 아들에게 많은 힘을 쏟지 못하는 못난 아빠로서 첫 돌을 앞둔 소중한 아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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