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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제이 Nov 10. 2023

나의 브런치작가 도전기

등 떠밀려 브런치작가가 되었다 

 9월 9일 오전 9시 

선착순 접수시작     


‘이건 꼭 신청해야 해’ 

‘꼭 선착순 안에 들어서 선생님의 글쓰기 비법을 전수받아야지~~!!’     


어릴 때부터 선착순이라고 하면 자신 있었다. 체육시간 달리기는 만년 꼴찌였지만 선착순이란 것만 붙으면 눈이 반짝반짝, 꼭 순위권 안에 들어서 앞자리를 차지해야 직성이 풀렸다.      

이번에도 선착순 모집이라는 것에 눈이 홱 돌아가서 다른 문장은 읽어보지도 않고 

9월 9일 오전 9시로 알람설정부터 했다.      

다행히 9월 9일 오전 9시에 딱 울린 알람에 맞춰 바로 결제하고, 

글쓰기 프로젝트(그때 내 머릿속을 지배하던 프로젝트명은 슬초브런치가 절대 아니였다)가 바로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프로젝트 시작 전, 선생님의 피드 중 뭐든 붙들고 열심히 읽으라며 쓰기에 참고할 책을 알려주셨을 때 본 책 몇 권도 구비했다. 하지만 읽은 건 단 한 권이라는 건 안 비밀. 

딱 프로젝트 시작만 하면 맨 앞자리에서 이은경 선생님이 전수해 주시는 모든 비법을 온몸으로 흡수해서 최고 우등생이 될 일만 남았다.      



우등생 될 준비 끝!!!


그렇게 드디어 기다리던 오리엔테이션 날이 되었다. 

줌으로 하는 오리엔테이션이라지만 난 화면 끄고 들어야겠다 하며, 이미 화장도 지우고 샤워도 한 상쾌한 상태로 줌 접속을 했다.      

‘아, 근데 화면을 켜는 분위기네? 이런.... 쌩얼이지만 어쩔 수 없지모’ 

‘앗, 근데 브런치 작가라고? 그게 뭐지?’

‘음... 브런치 어플은 몇 년 전에 깔았다가 지웠었는데 그 브런치 작가가 되는 거라고?’

‘아, 난 작가가 될 정도의 사람은 아닌데.... 매 학기 쓰는 모시는 말도 십 년 전에 쓴 글 재탕에 삼탕에 푹 고은 곰탕 같은 글로 돌려 막기 하는 나인데 어쩌지?’


그렇다. 이건 내가 생각했었던 전개가 전혀 아니었다.      


‘환불도 가능하다고???’ 

‘아, 환불받고 여기서 나갈까?’ 

‘아니야 그러기엔 내가 기다린 시간이 좀 아까운데?’ 

‘그래도 인스타도 비공개인 나인데... 어쩌지? 어쩌지.....’     


선생님의 낭랑한 목소리로 계속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는 중에도 내 머릿속은 오만가지 생각으로 너무 복잡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제출해야 할 과제 영상을 본 후, 더 심한 내적갈등에 휩싸였다. 

‘아, 이건 내가 도저히 일주일 안에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그냥 환불받을까?...’      


그렇지만 단톡방에서 으쌰으쌰 해주시는 143인의 동기 작가님들과 이은경 선생님, 매니저님과 조교선생님들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      


‘그래 못 할 것도 없지 그냥 이왕 발 담근 거 그냥 시작해 보자. 어찌되겠지모’      





마감기한이 있으면 꼭 직전에 제출하는 습성은 이번에도 버리지 못하였지만, 매번 금요일에 가까스로 힘들게 1주 차, 2주 차 과제까지 제출하긴 했다. (이 글도 마찬가지다. 계속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결국 금요일에 쓰는 중이다.)       

정말 부끄러운 글이지만 3주 차 과제로 브런치 작가신청까지 했다. 

동기 작가님들이 정말 대단한 글들로 합격소식을 알려오시자 좀 더 글을 정성 들여 써서 좀 더 퇴고를 했어야 했다는 자책감에 내가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초조, 불안증세는 심해졌다. 5분마다 메일함, 브런치 어플에 들락날락했던 것 같다. 

신청 이틀째에는 난 탈락인 것 같아 반 포기상태로 있었다. 


그런데 오후 2시, 다음메일 어플에 숫자 1이 떠 있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고대하던 합격 메일이었던 것이다. 


‘와우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지만 은근 소심한 소문자 e는 마음속으로만 펄쩍펄쩍 뛰어 구름 위를 무빙의 조인성처럼 날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슬초 브런치프로젝트 2기, 브런치작가입니다. 

꾸준히 읽고 쓰고 운동하며 성장하며 잊고 지냈던 ‘나’를 찾아가겠습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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