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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영 Apr 12. 2020

코로나 앞에 속속 드러나는 세상의 온갖 민낯들

다시금 돌아보는 우리네 주변들

바이러스 앞에서 각자도생의 시대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을 엄습한 지 이제 100여 일이 지나간다. 세상은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하고 각자도생에 몰입한다. 그 속에 진정한 실력과 진면목이 속속 드러난다. 강대국, 선진국 민낯이 그대로 보이고 지도자의 진정한 실력 또한 여실히 드러난다.


류의 역사와 변화를 기술한 '사피엔스( Sapiens)'의 저자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 )는 지난 3월 30일 자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그의 견해를 기술하였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약력
지도자 없는 시대의  질병
Disease in a world without a leader
'신뢰'와 '협력'으로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0Mar.TIME

우리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집안에 갇혀 있고, 모든 모임이 취소되고, 비행기가 올 스톱되고, 유럽인들이 목숨 걸고 열광하는 축구 경기가 취소되고, 윔블던이 취소되고, 프로야구도 사라지고, 미 대통령 예비선거도 사라졌고, 심지어 올림픽도 연기되었다.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죽어 나간다. 시신 처리도 마땅챦다.  일자리는 공중분해된다. 바이러스는 마치 럭비공 마냥 어디로 튈 줄 모른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대한민국을 놀라게 하더니,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를 넘어 도버해협까지 삼켰다. 존슨 영국 수상에 까지 손을 뻗쳤다. 세계 최고, 최대의 도시 뉴욕은 바이러스의 창궐지로 변해버렸다. 이윽고 다시 일본으로 몰려오는 중이다. 아프리카와 남미는 이제 서곡에 불과하다. 교황은 텅 빈 바티칸에서 공허한 메시지를 보낸다. 잘해야 석 달 정도면 사라지리라던 희망은 온데간데 없다. 전염병(epi-demic)에서 유행병(Pan-demic)으로 그 유행병은 잘못된 정보(Info-demic)를 타고 연일 확산 중이다.


흑사병, 천연두, 인플루엔자, AIDS, 에볼라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14C 유럽의 흑사병(Black Death)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파되어 전 인구의 4분의 1을 희생시켰고, 1520년 발발한 천연두(Smallpox) 전 인구의 3분의 1희생시켰다. 1918년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수 천만명이 죽어 나갔다. 그 이후 이미 백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류는 변종 바이러스에 늘 취약하다. 열차도, 비행기도, 차도 없던 중세에 비해 현대는 24시간 내 어디던 갈 수 있고 사방팔방 연결되어 있어 한 곳의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모두의 재앙이 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대 인류에게 시사하는 점을 네 가지로 적시했다.


첫째, 원시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 인류는 '봉쇄 (lockdown)''고립(isolation)'을 통해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는 없다. 의료, 예방을 목적으로는 한 고립은 예외로 하더라도.


둘째, 신뢰할만한 과학적 정보의 공유 ( sharing of  scientific information )와 글로벌 강화를 통해서 바이러스와 맞서야 한다. '신뢰(Trust)'가 핵심이다.


셋째, 검역과 방역에 관한 국제적인 '협력(Cooperation)' 이 필수적이다. 한 지역의 방역 실패는 곧 다른 국가의 재앙으로 어질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진정으로 우리가 세워야 할 경계(Border)는 인류 간, 국가 간의 장벽이 아니라 인간과 앞으로 나타날 바이러스와의 장벽이다.


오늘날 진정한 위기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신뢰의 붕괴

진정한 위기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과학자, 의사, 전문가 집단을 못 믿도록 만든 교묘한 일부 정치가들에게 있다. 수년 전 볼라, 에이즈가 창궐했을 때 미국은 그 해결의 중심에 있었지만 지금의 미국은 자기 앞의 이익을 위해 지도자 역할을 포기했다. 외국인 혐오, 고립주의, 분열주의, 불신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불신이 아닌 신뢰 (Trust not distrust), 분열이 아닌 유대 (Unity not disunity) 그리고 글로벌 협력(Global cooperation)을 통해서 만이 우리는 오늘의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미래의 병원균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라고 유발 하라리는 끝맺음을 하고 있다.


흔들리는 G7, 바이러스 앞에서 드러난 민낯


 바이러스 앞에서 소위 G7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뉴스는 트럼프와 세계 보건 기구 (WHO) 의 설전을 보도하기에 바쁘다. 연간 고작 4,500만 불을 부담하는 중국 위주로 WHO가 움직인다고 4.7억만 불을 책임지는 미국은 연일 불만이다. 재선과 탄핵을 피하는데만 골몰해온 트럼프의  미국은 바이러스의 새로운 궐지 (epicenter)되었고, 올림픽에 올인한 아베는 우왕좌왕하다가 실기했다. 수상이 코로나에 일격을 당한 영국의 체면은 말이 아니다. 이탈리아, 스페인은 모든 것이 중지되었고, 독일은 말이 없다.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있는 중국은 오히려 승리자가 된 듯 팔짱을 끼고 느긋하게 서방 세계를 즐기고 있다. 제3세계와 아프리카, 남미는 번져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 속수무책이다. 모두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지 모르는 트럼프 ( The worst President. Ever ) by  Max Boot in WP.
4월5일자 WP 맥스 부트의 칼럼
역사학자 맥스 부트


지난 4월 5일 자 워싱턴포스트(WP)미 대통령 트럼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역사학자, 맥스 부트의 칼럼이 실렸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당황해하는 미국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트는 우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억될만한 후보 리스트들을 나열하였다.


 뒷줄에는  트루만(Harry S. Truman), 아이젠하워 (D.Einsenhower), 제퍼슨(Jefferson), 월 (W.Wilson), 부시(G.W.Bush), 카터(J.Carter)등을


두 번째 줄에는 존슨(A. Johnson), 피어스(F.Pierce), 하딩(W.Harding)등을

 

첫 번째 줄 후보자로, 부캐넌 (James Buchanan) 그리고 트럼프(Trump)를 열거하였다.


부트는 "남북전쟁으로 몰고 갔던 부캐넌은 도리 없는 선택이었다 지만 트럼프는 충분히 예견된 바이러스를 외면함으로써 더 큰 재앙을 불러왔다" 고 얘기한다. 지난해 12월  정보 당국은 조심스럽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미를 파악하고, 1월 2일 정식으로 국무부에 보고하였고, 1월 18일에는 방역 책임자인 알렉스(Alex Azar) 직접 백악관에 경고하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1월 22일, 바이러스는 "완전하게 통제되고 있고 (totally under control)", 2월 26일 회견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희생자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down to close zero)"공언하였다. 


부트는 트럼프가 부캐넌을 제치고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는 이유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충분히 예견되었고 대비가 가능한 재앙이었음에도 방치하여 미국을 전 세계의 걱정거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새로운 세상, 패러다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그간의 모든 틀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제2, 제3의 형태만 바꾼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다. 기존의 정답이 오답이 되고, 당연시 되었던 선과 악의 개념도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이러스 이전과 이후,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개인이건 조직이건 국가이건 코로나가 던지는 큰 숙제에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A.J Toynbee ( 1889~1975)

문득, 오래전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 (A.Toynbee)의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에서 제시한 어젠다가

떠오른다. "역사는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연속이며 도전에 대해 어떻게 응전하는가에 따라 흥망이 결정된다"라고 얘기한다. 개인이건 국가이건 마찬가지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도전은 진행형이고 또 다른 형태만 바꾼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어떻게 응전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지는 나날이다. 그럼에도, 멋들어진 응전을 우리는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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