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게임개발동아리 HAJE와 함께한 사우스 폴 비밥 토너먼트
2024년이 시작된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푸르른 5월입니다. 오늘은 빵과 성심당의 도시 대전에서 진행된 사우스 폴 비밥(SPB) x KAIST HAJE 이벤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HAJE'는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여러 게임을 플레이하고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는 카이스트의 게임제작 동아리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도, 이벤트 시작전에 동아리원들이 모여 게임 제작에 관한 소규모 세션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 만큼이나 동아리실도 흥미로웠는데요. 최신 게임을 돌리기에 충분해 보이는 PC들이 여럿 배치되어 있었고, PS5와 NS, Xbox one 등 다양한 콘솔이 연결된 대형 TV와 거대한 칠판도 눈에 띄었습니다. 책장에는 명작으로 손꼽히는 보드게임들이 가득했는데, 선배들이 구입해 두고 간 것들이 시간이 지나며 쌓여 공간이 부족해질 때마다 엄선된 결과 명작만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학생들이 이런 공간에서 게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 출시를 앞둔 사우스 폴 비밥(SPB)은 개발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타겟 오디언스를 찾기위한 대모험이 진행중인데요, 오늘의 이벤트는 다소 엉뚱한 기획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우리 센티언스 내부에서 SPB를 가장 재밌게 즐기는 사람이 누구일까를 찾아보고 결과로 센티언스의 선장님이신 권혜연 대표님 부부가 선정되었습니다. 두 분은 모두 KAIST 출신으로, 같은 배경을 지닌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우리가 타겟 오디언스를 찾는 여정의 첫 스타트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비록 일차원적이고 다소 엉뚱한 발상이지만 안될 이유도 없죠! 이에 우리는 KAIST 내에서 게임에 관심이 많을 것 같은 그룹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인연이 닿아 ‘HAJE’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HAJE에 ‘게임 테스트’를 부탁해보면 어떨까?”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곧 접근 방식을 달리하기로 했습니다. 재미를 느끼며 플레이하기보다는 정식적인 평가를 위한 자리가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HAJE가 SPB와 치맥파티를 즐기는 컨셉으로, 더 자연스러운 접근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현 HAJE 동아리 회장, 김경완 회장님이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는 날을 이벤트 날짜로 결정했습니다. 이벤트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아직 영문 버전만 있는 게임에 임시 한글 패치를 적용하여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벤트는 먼저 각자가 AI Bot과의 경기를 통해 게임에 익숙해지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게임이 아직 완벽하지 않아 손봐야 할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놀랍도록 빠르게 룰을 익히는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찾아왔음에 내심 흡족해졌습니다. 중간중간 게임 시스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 답변을 하며 연습을 이어 나갔고, 이후 본격적인 PvP 토너먼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특별히 이 날 사용된 게임 버전은 스팀에 올라올 데모 버전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추가 캐릭터 세 종과 업그레이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버전은 사내 테스트용으로 사용되어, 센티언스 인원들만의 게임 리그에서도 활용된 바 있습니다. 사내대회나 테스트등을 통해 저는 어떤 전략이 강한지 등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구태여 HAJE 여러분들에게 설명 드리진 않았습니다. 게임의 밸런스는 출시 전에도 수정될 것이며, 자신만의 덱을 구성하고 전략적으로 싸우는 것이 사우스 폴 비밥의 진짜 매력이니까요.
HAJE 동아리 분들은 게임을 하면서 어느 업그레이드가 강하고 약한지 토의하고, 자신들이 알아낸 정보를 상대방에게 서슴없이 공유하며 게임을 이어나갔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대전까지 온 보람을 느꼈습니다.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이 날 토너먼트에서 최종 우승자는 가려내지 못했지만, 4강에 진출한 참가자들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전달했습니다.
즐거웠던 PvP 세션이 끝난 후, HAJE 동아리원들이 사우스 폴 비밥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간단한 평가 설문을 준비했습니다. 평가 설문에는 SPB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스팀 플랫폼의 게임 리뷰 시스템을 참고했는데요. 세계 최대의 게임 플랫폼인 스팀이 게임에 대한 유저 평가를 보여주는 방법은 극히 단순합니다. ‘이 게임을 추천합니까? [예] [아니오]’ 이 두 가지를 묻고, 좋았던 점과 싫었던 점, 다른사람에게 추천하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모아 ‘매우 긍정적임’ ‘복합적임’ 같은 평가로 치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가는 스팀 사용자들이 게임 구매 결정을 내릴 때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되는 만큼, HAJE에도 비슷한 질문으로 평가를 부탁했습니다.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저는 HAJE 동아리원들에게 평가가 친근함이나 친절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자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진솔한 평가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은 칭찬으로 도배된 ‘답정너’가 아니라, 우리가 타겟오디언스라고 여긴 유저들이 스팀에서 어떻게 평가할 지 미리 보는 것이니까요. '만약 스팀에서 우연히 이 게임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평가하실 것인가'에 대한 솔직하게 답변해달라 요청드리고, 평가에 제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문을 전달한 후 곧 마무리 인사와 함께 퇴장했습니다.
HAJE 동아리원들이 보내주신 평가를 종합해 본 결과, 제가 다 쑥스러워질 정도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 결과는 우리가 타겟 오디언스를 잘 찾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시장의 실제 반응은 훨씬 더 엄격할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 명의 게이머로서 현 빌드에 대해 칭찬보다는 쓴소리가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AJE 동아리원들의 리뷰들을 읽으며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두뇌싸움이 키워드인 우리 게임에 걸맞게 “뇌 빼고 하다가 처맞는 게임”이라는 재미있는 리뷰도 있었고, “오목처럼 몇 수 앞을 예상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흔치 않아 더 매력적인 전략게임”과 같은 긍정적인 리뷰가 많았습니다. 한편 튜토리얼이나 반복 플레이를 위한 동기부여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짚어준 리뷰어도 있었습니다. 모든 의견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이를 반영해 EA까지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데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SPB x KAIST HAJE' 오프라인 이벤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점으로, 저희는 더 많은 오프라인 및 글로벌 온라인 이벤트를 기획 중입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에 대한 감사를 담아 'SPB 명예의 전당'을 조성하는 작업도 기획 중입니다. 또한, 오는 5월 말에는 PlayX4의 '인디 오락실' 코너에 참여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곧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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