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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서점 Jun 13. 2022

로망과 다른 현실
[일은 서울에서, 잠은 제주에서]

6월 도서

-출처- Naver

회사에서 야근을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가까스럽게 집에 돌아왔다. 

현관에서 나를 맞이하고 있는 건 내 시간과 건강들을 맞바꾼 택배들이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배달시키지 않은 택배가 보여서 이게 뭐지? 하고 열어보았는데, 밀리의 서재 종이책 구독자에게 오는 이달의 책이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라고 생각을 하며 택배를 뜯어보았는데, 제목이 바로 나를 확 사로잡았다.


'일은 서울에서, 잠은 제주에서' 


1차원적으로 든 생각은 '무슨 이런 어그로적인 제목인가?'라고 바로 들었지만, 이미 내 손은 머릿속의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책장을 펼치고 있는 중이었다. 정확히 40분.. 그 책을 펼치고 나서 다 읽게 된 시간이다. 나는 그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에세이인데 자기 자랑이 들어있는 에세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면서 읽었지만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에세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것은 박상영 작가분은 제가 처음 접해본 작가님이셔서 어떤 분인지 잘 모른 상태에서 읽게 되었는데, 소설가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글의 표현 방식이 너무나 잘 읽히고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묘사와 디테일한 표현들이 책을 읽는데 몰입감과 시간을 단축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이 책은 전형적인 에세이 형식의 글들을 엮어서 출판을 한 책인데, 중간중간에 보여주는 가파도의 사진들은 확실히 멋있다. 그리고 예전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꿈꾸었던 혹은 지금도 꿈꿀 수 있는 제주살이의 현실을 조금은 리얼하게 보여주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하지만 그런 내용들을 다 떠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 박상영 작가의 삶이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은 아니구나 라는 부분이 느껴졌던 에피소드들이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로서의 일을 시작하였을 때 힘들었던 그 순간 곁에서 위로해주며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던 친구들이 현재는 작가로서의 삶을 유지할 수준이 되었고 제주도로 직접 초대를 할 수 있게 되어 같이 제주도를 탐방하며 시간을 보내는 에피소드는 내가 박상영 작가도 아니고 그 친구들도 아니지만 가슴이 뭉클하였다. 


이 책은 어떻게 제주살이를 하면서 서울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박상영 작가라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며, 작가가 좋은 기회로 가파도를 가게 되어 스스로 생각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동안에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고마웠던 분들을 소개해주는 책이라고 느껴졌다. 내 인생은 현재 이 작가님처럼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돌이켜보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일을 하고 차근차근히 살아가고 있는 중인 것을 한번 더 깨닫게 되는 것을 도움을 준 책이다.


 내 삶에서 소중한 분은 누구인가?

 나는 그들에게 어떤 사람이며 보답을 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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