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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날드곽 Apr 02. 2023

글쓰기는 나의 힘

끊임없이 다듬어지는 나와 마주 서는 시간

20년이 넘은 직장생활 끝에 약 5개월간의 '잠시 멈춤' 기회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MBC 김민식 PD님의 조언대로 나도 내 맘대로 글을 좀 써 보기로했다.


회사를 잠시 떠난 자유에 대한 소회를 적고,

제주, 경주, 속초 등 여행 후 사진을 중심으로한 기행문을 적고, 평소 읽고 싶었던 책들에 대한 독후감을 적고,

화제가 되었던 OTT 콘텐츠들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적었다.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사람들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글이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으련만 나는 그저 쓰이는 대로 적었다. 내 글은 작금의 극단의 핵심을 담는 숏폼 콘텐츠 트렌드 코드를 감안하면 그다지 읽기 쉬운 글은 아니다. 여러 가지 관점이 담기고, 때론 비약이 다소 심하기도 하고, 때론 감정이 과했다.


몇 가지 글쓰기의 방향을 정했다.


우선 정답이 없는 시대에 사는 사람들과 공감하는 정답이 없는 것이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고민임을 나의 관점에서 담는 에세이 정.답.없.음. 시리즈   

두 번째로 사진이 가장 중요한 여행의 콘셉트가 돼버린 작금의 여행 콘셉트를 반영한 '사진이 여행입니다.' 시리즈


세 번째로 살아있는 동안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편의 글을 쓰고자 했던, 만권의 책 시리즈


정답없음, 정답있음 시리즈는 열다섯 편을 적었다.

‘사진이 여행입니다‘는 세편을 적고 그중에 제주도 편이 다음 여행 메인에 걸려 꽤 높은 5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올렸고, 경주 편은 오마이뉴스 여행 메인에 떠서 3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올리며 소정의 후원금을 받아보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시는 김민식 PD님처럼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책을 내거나, 강연을 하거나, 뭔가 더 세상 밖으로 뚫고 나가는 극적인 모멘텀은 내게는 없었다. 그저 지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만난 몇몇의 구독자를 얻었고, 글을 쓰고 다듬으며 나를 만날 수 있었고, 글을 제법 쓴다고 자부했던 나의 필력에 여러모로 겸손함을 주었고, 무엇보다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오마이뉴스를 경험하고 알고리즘을 경험하며 소소한 나만의 디지털 지적 자산을 쌓았다.


이제 다시 바쁜 4월이 될 듯하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던 그런 마음으로 출발선에 다시 선다.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다.


기존의 3가지 시리즈들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만들어갈 새로운 시리즈도 시작할 것이다.

글쓰기는 그렇게 나를 다듬고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도 이미 충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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