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절을 잘 못하는 이유
1.당신의 거절은 안녕하신가요?
-내가 거절을 잘 못하는 이유
여러분에게 거절은 쉬운 일인가요? 아니면 어려운 일인가요?
저는 거절을 잘 못합니다. 거절이 참 어렵습니다. 그 덕분에 일을 혼자 떠안고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라는 마음에 하나 둘 부탁을 들어주다보니, 결국 내가 괴로워 지는 순간이 늘어나더라고요. 돌아보면 남들이 좋아하는 나에 집착 하느라, 정작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거죠. 어떨때는 무리하게 부탁을 수락하고선, 그 뒷수습을 하느라 나는 물론 가족 중 누군가, 주변의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결하기 위한 부탁을 하며 주변까지 괴롭게 하는 일도 생기기도 했습니다.
문득 ‘이건 아니다... 거절할건 거절해야지 안되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 부탁을 하면 머릿속 생각과는 달리 또다시 제 입은 “내가 뭘 도와주면 돼?”라고 하고 있더라고요...그렇게 똑부러지게 거절하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곤 좀 한심한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는 왜 거절을 못하는 걸까? 나의 어떤 점이 거절을 어렵게 하는 걸까?’ 라구요.
새해의 목표에 ‘거절 잘하기’를 적어 놓고, 저는 저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중학생인 딸아이와 재미삼아 MBTI 검사를 하게 되었어요, 결과는 ENFP 재기발랄한 활동가 유형이 나왔습니다. 특이한건 그중에서도 F가 100점이 나왔다는 거에요. F유형에 대한 설명을 보던 저는 ‘아....’하는 반응이 왔습니다. “F는 누구보다 인간관계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정확히 따지기 보다, ‘좋다, 나쁘다’로 판단한다.”라는 문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얼마 전엔, 다소 정확하다는 TCI기질 검사라는 것도 하게 되었는데, 사회적 연대감과 사회적 민감성 점수가 ‘매우높은’ 수치에 분포하는 결과지를 받았어요.
그 두 가지를 종합해 본 결과, ‘아... 나는 누구보다 관계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구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부탁은 거절을 잘 못하는구나.’ 라는걸 알게 되었어요. 타고난 기질이, 또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의 거절을 어렵게 했고, ’안돼‘라는 말을 하기까지 무척 많은 용기가 필요한 사람이었던거죠.
새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된 자료들을 찾다 보니, 저는 ’거절‘을 나에 대한 평가를 나쁘게 하는 것, 즉 나를 둘러싼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이게 제가 거절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의 실체였던거죠.
과거 내가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거절 당했을 때를 떠올리면, 유난히 마음에 오는 상처가 크다는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건 아마도 내 존재 자체가 거부당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탁을 들어주면 좋은 사람, 거절하면 나쁜 사람 이라는 매우 단순한 분류체계로 사람들을 대했던건 아닐까 하는데에도 생각이 미쳤어요. ‘내가 부탁을 거절 하면 상처 받지 않을까?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건 아닐까?’ 그렇다보니 꼭 필요한 거절조차 어려웠던 겁니다.
자 이제, 이유를 알았으니 거절을 잘 하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하겠죠. 우선 ‘거절’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을 정리하고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강한 관계에 대한 정의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다음장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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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이 어려운 당신에게
<당신의 거절은 안녕하신가요 / 김선희>
https://www.nadio.co.kr/series/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