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윤 Feb 24. 2022

너의 시작을 응원해


서진이의 마지막 이야기 

서진이의 3월 1주 이야기로 시작되었던 5살 키즈노트가 서진이의 마지막 이야기로 마무리되었다.


평소에는 덤덤하게 보던 키즈노트 속 아이의 사진이었는데 마지막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애틋하고 뭉클해지는 마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 3월의 시작에서 마지막 이야기로 오는 동안 조금 큼지막하게 느껴졌던 유치원 체육복이 어느 순간 아이의 몸에 딱 맞고 수선해서 줄였던 원복이 이제 조금 작게 느껴진다. 아기 티가 조금은 묻어있었던 얼굴이 아이의 얼굴로 바뀌고, 약간은 어눌하기도 했던 말투도 이제 더 이상 없다. 이 변화가 못내 아쉬운 엄마의 마음에 괜스레 아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본다.


일 년의 유치원 생활을 마무리하는 수료식 날

일 년 동안 부지런히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던 그 길을, 이제는 눈감고도 걸을 수 있는 그 길을 오늘도 함께 걸으며 일 년 전 3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처음 이 길을 걸을 때가 생각이 났다. 새로운 기관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낯섦을 안고 나섰던 그 길. 새로 받은 가방에 물통과 수저통을 넣고 약간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조금은 어색하게 걸었었던 그 길 속에서 우리 둘만의 추억을 참 많이 쌓았다.


수료식이라고 뭔가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일 년 동안 정들었던 몇몇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이별이 아이는 많이 아쉽지 않을까? 무수히 많은 이별을 겪어온 나도 공허한 마음에 이렇게 섭섭한데 이제 겨우 손에 꼽을 정도의 이별을 접한 아들의 마음은 어떨까? 하지만 덤덤한 표정에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아직은 아무렇지 않을 나이인가? 하고 내심 속으로 생각했었다. 


''친구 중에 누가 제일 좋아?''

''다 좋아.''

''누구랑 노는 게 제일 재밌어?''

''다 재미있어.''


유치원 생활이 궁금해 건넨 물음에도 늘 똑같은 대답을 하던 평화주의자 아들 녀석이 문득 꺼낸 말


''엄마, 선생님이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지?''

''친구들 다 같은 반 되면 좋겠다.''

아닌 척 해도 아들은 이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가 보다.


2월, 겨울의 끝자락, 그 끝자락에 묻어나는 아쉬움, 무사히 잘 보냈음에 대한 감사함

3월, 새로운 시작, 시작을 맞이하는 설렘, 낯설지만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약간의 두려움


수없이 반복될 아이의 시작과 마지막. 그 이야기를 함께 할 엄마가 아이에게 엄마가 해주고 싶은 말.

"언제나 너의 시작을 응원해! 엄마가 언제나 함께 할게.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함께 잘해나가자!"





작가의 이전글 동생이 생긴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