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사랑하는 너의 생일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마음속으로 한 다짐
오늘하루 아이에게 화내지 않기, 큰소리로 말하지 않기, 최대한 기분 좋게 해주기.
"오늘은 서진이 생일이니깐 엄마가 서진이 하고싶은 거 다하게 해줄게!"
그 말을 듣자 마자 세상 해맑은 얼굴이 된 아이는 식탁에 앉아 잠시 곰곰히 생각을 한다.
"키즈카페에 가고 싶어!"
"그럼 유치원 마치고 키즈카페에 가는거다!"
그동안 키즈카페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지만 10개월 동생이 있어서 조금은 가기가 꺼려졌었는데 생일에 하고 싶은 게 키즈카페에 가는 것이라고 하니 오늘은 키즈카페에 가기로 했다.
유치원 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신이 나는지 평소와 그 흥겨움과 신남이 나에게도 느껴지는 듯했다.
유치원이 끝나고 데리러가니 선생님이 오늘 서진이 기분이 너무 좋다고.
아침에 생일이라고 말해줘서 다같이 생일노래도 불러줬다고 오늘 키즈카페 간다고 하던데요~
신이나서인지 이미 유치원 반에 소문을 다 냈나보다.
키즈카페의 신났던 2시간이 끝나고 먹고싶어했던 초코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가는길
오늘 하루 재밌었어? 방긋웃으며 너무 재밌었어
그래 너에게 특별하진 않지만 기분좋은 하루를 만들어 주려고 했던 나의 노력은 크지 않았다.
그저 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조금은 참아주고 지켜봐주는 것
그리 어렵지 않은 일들이었는데 그동안 참지 못하고 기다려주지 못해서
아이에게 빨리빨리를 말하고 재촉했을까? 아이가 원하는 건 큰 게 아니였는데
너에게 행복을 주는 너를 기쁘게 하는 건 니가 바라는 건 큰게 아니였을 텐데
저녁밥을 먹고 아빠를 기다리며 식탁에 놓여있떤 연필과 공책을 본 아들이
엄마 편지써줄게 하며 연필을 집어든다.
"엄마 사랑해 마니 안아줘 알아서 뽀뽀해줘 사랑해"
삐뚤삐뚤 맞춤법에 맞지도 않은 이 투박한 편지를 받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짧은 편지가 아이의 마음을 잘 담고 있어서 고맙고도 많이 미안했다.
많이 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아이였던 6살 형아는 항상 엄마의 품이 좋고 엄마의 사랑을 바라는
항상 엄마의 품이 좋고 엄마의 사랑을 바라는 그저 작은 아이일뿐이였다.
생각해보면 동생은 항상 엄마에게 안겨있었다.
밥을 먹을때도 옷을입을때도 기저귀를 갈때도 온전히 제몸을 가누지 못하는 둘째는 엄마에게 안겨있는 일이 많았다. 동생의 모습을 보며 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저 나도 엄마가 안아줬으면 좋겠다.그 모습을 보면서 한번씩 엄마 나도 안아줘~ 라고 말했었는데 그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아이의 진심이였던 것이다.
오늘 너의 생일 하루 너에게 행복과 기쁨만을 주고 싶었어.
그리고 그 일을 하는 건 엄마의 많은 노력과 힘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
사랑하는 너를 위해 엄마가 더 많이 안아주고 보듬어 줄게.
작년에 작성만 해놓고 발행하지 못한 글, 1년 만에 7살 생일이 지나서야 발행하게 되었다.
그 동안 뭐가 그리 바빴는지...
고마워 그리고 7번째 생일도 많이 많이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