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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DA Jan 02. 2023

새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

9킬로그램 아가와 함께 해피뉴이어

지난 6월, 3.54킬로그램의 건강한 아이를 낳고 6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것이 쉬이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 이벤트이다 보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다. 


6개월이 지나고 아이가 조금씩 커가면서 이제는 저녁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필라테스를 다니기도 하고, 오늘부터는 다시 글도 써보기로 했다. 


신혼 초, 나는 야심차게 요리를 하다가도 이유 모를 억울함과 서러움에 울어버리는 새댁이었다. 그만큼 요리에 자신도 없었고, 요리와 집안일은 돈 버는 것에 비해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랬던 내가 요즘은 하루에 두세 시간을 이유식 만들기에 열중한다. 단호박 하나를 사도 어떤 것을 살지 수분을 망설이고, 오이를 살 때에는 친정엄마에게 전화해서 오이 잘 고르는 법을 물어보기도 한다.


중기이유식에서는 브로콜리를 갈지 말고 다지라더라... 내 손목..


아이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소위 말하는 유니콘 베이비이다. 66일 차부터 하루 12시간씩 통잠을 잤고, 잘 먹을 때는 하루 1,000ml의 분유를 먹어 몸무게도 쑥쑥 잘 늘었다. 지금은 하루 두 끼 이유식을 180ml 먹는데, 사랑스럽고 기특해 죽겠다.


사람 한 명을 키워내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노력과 재능이 필요한 일인지 땅콩이 덕분에 알았다. 출산은커녕 아이를 낳는다는 건 내 인생에 없을 거라던 내가 아기뿐만 아니라 남편을 위해 음식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인지 매일 깨닫고 있다. 


가사 노동도 이혼 재산 분할 시에 얼마의 연봉으로 쳐준다던데, 한 1억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면 집안일은 아무리 열심히 바쁘게 움직여도 끝나지는 않으므로..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도 사실 ㅠㅠ


그래서 새해엔 엄마와 아내의 역할만 하며 지내지 않기로. 엄마가, 아내가 행복해야 아기와 남편도 행복할 수 있기에 나는 조금 더 내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6개월이 지나도록 나를 잊지 않고 기다려준 브런치에 매일 들러보기 시작! 틈틈이 노트북 앞에 앉고 종일 브런치에 쓸 글의 소재를 구상하노라면 일상이 여행이 된다.


브로콜리를 다지던 그 짧은 10분이 이렇게 재미있는 추억이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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