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면 봄이 온다는 것이다
나에게 겨울은 악재가 끊이질 않는 계절이다. 점차 코끝이 시려질 때면 크리스마스나 연말 연초의 들뜨고 설레는 감정보다는 긴장감과 걱정이 앞선다.
여러 가지 불행한 일들을 겪어오면서 나는 겨울에 취약해졌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금도 겨울이 많이 깊어진 시기이기 때문에 별로 상태가 좋은 것 같진 않다. 내가 나인 것 같지 않고 내 감정들도 전부 가짜 같다. 긴 겨울잠이나 자고 싶다.
몇 년 전에 블로그였나 인스타였나, 여하튼 어딘가에 한번 이런 말을 쓴 적이 있었다. 내가 싫어하는 겨울의 유일한 장점은 겨울이 끝나면 봄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오래 전에 깨달아서, 그리고 지금도 그걸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때처럼 다시 봄이 오길 기다리면서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다.
그저 버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