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코로나에 걸렸다.
2년 만에 코로나에 걸렸다. 지난주 토요일 밤부터였고, 지금은 거의 다 나았다.
일요일~화요일에는 열이 바짝 올랐고, 기침도 많이 났다.
목도 아프고, 코도 막히고, 오한, 근육통까지 겹쳐서 죽은 듯이 잠만 잤다.
대유행이라는 말이 실감 나도록 주변에서 재확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도 친구한테 오랜만에 연락을 했더니
룸메 언니가 코로나 증상을 보여서 자기도 지금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단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대체 정부는 뭐 하고 자빠져 있는지.
코로나 걸렸다는 이야기를 인스타에 올리니까
아는 동생, 아는 언니, 전 직장 동료, 현 직장 동료, 요가원 선생님까지
별별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다.
아는 동생은 자기도 지금 코로나 걸려서 너무 고생이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라고, 병원도 꼭 가고, 물도 많이 마시고, 푹 자라고 신신당부했다. 내가 동생인 줄ㅋㅋ
요가원 선생님은 뜨신물 많이 마시라며 예쁜 컵을 선물로 보내주셨다.
enjoy my life가 쓰여 있는 귀여운 토끼 컵이다.
연차를 쓴 월요일에는 남자친구한테 '크로플 먹고 싶다'라고 했더니
저녁에 아이스크림 초코 크로플을 들고 서프라이즈로 찾아와 주었다.
어쩐지 계속 답장이 뜨문뜨문 오길래 뾰로통해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 동네 크로플 맛집을 서치 해서 사가지고 오느라 연락이 늦은 거였다. ㅜㅜ
근래 먹은 디저트 중에 가장 달콤하고 맛있었다.
화요일에는 엄마가 먹고 싶은 거 있냐고 전화를 하셨다.
김치부침개를 이야기했더니, 오징어 잔뜩 넣은 김치부침개 여러 장과
꼬리곰탕 팩, 샤인머스캣, 오이지, 총각김치 등등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한가득 싸서 아빠 차 타고 우리 집까지 찾아와 주셨다.
노란색 이마트 쇼핑백이 찢어질 것처럼 정말 무거웠다. 그건 사랑의 무게였을 것이다.
서른이 넘었는데, 아프다고 하니까 아직도 사람들이 나를 돌봐준다.
그래서인지 회복이 엄청나게 빨랐다.
'인생은 혼자다' 소리들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때로는 틀린 말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