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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틈달 Oct 22. 2024

나는 소시오패스와 결혼했다.

17화 - 변호사와 의사, 그리고 소시오패스의 판도라의 상자

  2호 영숙이 왜 소시오를 변호사라고 알고 있을까...

"내 친구들이 나 변호사 만난다고 하니 신기해해."

- " 그래~"

그의 대답은 짧고 간결한 편이다. 주로 말하기보다는 듣는 쪽을 선호한다.

가끔 회사 이야기가 나오기는 한다. 변호사지만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게 아닌 회사에 소속된 프리랜서 변호사라고 한다.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의 대답은 막힘이 없다. 잠시의 머뭇거림 같은 것도 없다. 그러니 누구라도 듣는다면 그의 대답에 의심의 여지 따윈 없었을 거다.


  그러다가 잠시 얼마 전 소개팅 이야기를 한다...

"의사 친구가 그 선생님 맘에 든대?"

- "응~ 짧은 치마를 입고 나와서 좀 놀랐다고 하네? 둘이 어느 카페를 간 모양이고 그 녀석이 얼마 전부터 김치찜 먹고 싶다고 하더니 그 선생님이랑 김치찜도 먹었대. 다시 또 볼 생각이 있긴 하나 봐"


  의사친구와 소개팅...? 그런데 대화를 들어보니 묘하다...

소개팅녀의 복장, 갔었던 카페의 분위기, 그리고 먹었다던 김치찜....

가만...

이거 얼마 전 소시오가 나갔던 그 소개팅 같았던 분위기 같은데...

응????? 뭐라고????




 "회사 동료 동생이 정형외과 의사라던데 친구들 중 대기업 A나 초등학교 선생님인 친구 B가 아는 사람 없을까? 분당 쪽에 있나 봐~"

- "아~? 그래? 알아볼게"

얼마 후.. 에 잘 안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친구에게

그리고 주말부부가 끝난 후 아는 분의 따님인 금융권 쪽의 아가씨를 소개했었던 적이 있었다.

여자분이 남자가 별로였다며 한 번밖에 만나지 않았던 만남이었다.

조심스럽게 그 아는 분에게 물어봐야만 했다.


"여사님~ 그때 따님이 왜 소개팅 남이 싫으셨을까요? 직업도 좋았는데요~ (최대한 정중하게)"

- "응~ 우리 아가씨가 남자가 너무 노땅이었대~ 나이 들어 보이나 봐~?"

"아~ 그러셨대요? 그럼 혹시 만나셨던 그분이 혹시 맞는지 만 확인해 주시겠어요?"

- "어렵지 않지~! 기다려봐~"

기다리는 한 시간가량이 마치 한 달 같았다.

잡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운동을 했지만 운동에 집중하지 못한 채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연락이 왔다.

' 우리 아가씨가 질색팔색 하네~ 한동안 소개팅 안 한다고 하겠어 ㅎㅎ.'

머리에 쇠망치를 맞는다면 이런 기분일까...?

4명.....

지인의 지인이라며 소개팅 시켜준 여자가 4명..

내가 직접 알아봐 주며 연락처를 전달했다.

휴대폰을 집어 들어 지워지지 않은 카톡 내용을 뒤졌다.

처음 한 명은 직접 번호를 전달해 준다며 여자분 연락처만 받아갔지만

그 이후 3명은 이름과 직업을 다르게 소개했지만

번호가 모두 같았다.


  내가 소시오를 소시오라 부르는 이유.

그가 왜 소시오패스인지 너무나 명확한 이유....

정신과 의사 선생님도 처음 보는 부류라 당황해하셨다.

아내 주변의 여자와 바람피우는 남자들은 있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과 바람피우는 남자들도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거짓말들은 당연히 뒤따라 온다.

그래서 성도착증과 허언증에 대한 진단은 이미 나온 터....

그런데....

뭐....? 아내를 숙주 삼아 소개팅을 받아 미혼인척 행세하며 여자를 증식(?) 하는

이 미친 행태...

미쳤다..라는 말 이외에 어떤 형용사도 생각나지 않았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유일하게 드는 생각은 무섭다와 이 상황을 벗어나야만 한다는 것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도 또 생각해야만 했고 또 생각해야만 했다.


송대리로 시작된 지극히 평범한(?) 외도와 이혼 결심이

소시오패스를 마주하게 되는 그것도 가장 최측근으로서 10년 넘게 살아왔다는 것이

지나치게 소름 끼쳤다.

생각을 정리해 보자, 상황을 정리해 보자,

어디까지 터트리고 이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누구에게 어느 만큼까지 알려야 맞는 것인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드는 생각

송대리~ 축하해~~!!!

넌 변호사와 의사 그리고 소시오패스를 얻었네~~


- 사진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등 의 자격증을 딴 일본의 공부의신 코우노 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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