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 여자 2호 영숙의 정체
막상 쫓아 보니 그는 송대리 보다 여자 2호와 더 자주 만났다. 영숙과 백화점을 가고 쇼핑과 드라이브를 가고 맛집을 가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여자 2호의 집에서 더 자주 지냈다.
이 시기의 난 이혼을 잠정 보류한 상태였고 소시오의 일상생활을 터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주일 중 1~2일은 송대리, 2~3일은 영숙의 아파트, 나머지만 집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와서도 난 소시오에게 아이 이야기나 일상적인 말 들뿐 다른 이야기들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 밖에서 공사다망한 소시오가 집을 얼마나 편하게 생각했을까~ 이미 이 시기부터 난 생활비를 일절 받지 않고 아이 양육비 수준의 돈만 받았다.
일단 시급 한 건 여자 2호의 정체를 알아야 했다. 그렇지만 주상복합 아파트는 쉽게 들어갈 수 없고 자칫 잘 못하다간 주거침입으로 신고당할 수도 있다. 입구 비번이 걸려있는 아파트는 그래서 따라 들어가기가 어렵다.
영숙의 집을 알아내기 위한 나의 노력은 그 동의 모든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공동명의나 실거주 타입인데 남자 명의는 빼낸다. 전세로 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기회는 우연치 않게 온다. 소시오가 영숙의 아파트를 들어가던 날, 나는 소시오 손에 들려있는 케이크 상자를 보았다!! 기념일인가?? 잠깐.....
그날 등기부등본을 다시 보고 주민번호 앞자리에 나온 생일자를 찾았다....!!!!!
37층의 여자..!! 영숙과 늦지 않은 시간에 만나고 출퇴근이 정확한 타입의 직군..
아는 지인들에게 부탁했다. 초등학교 선생님 중 이영숙을 찾아달라고... 그랬더니 정말 나왔다. 00초 이영숙
영숙의 본명은 특이하다. 흔한 이름이 아니다. 나이대와 이름이 일치한다.
영숙은 소시오의 본명과 직업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녀는 속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흰 차 1234 그 차는 영숙과 같은 초등학교에서 나온다.
흰 차의 주인 - 여자 3호 정숙
송대리는 소시오보다 어리다 (오카를 쓰고 싶어 하는 송대리니까)
영숙은 송대리보다 더 어리다 (그러나 소시오를 영호라 부른다. 다른 호칭은 없다. 영호 씨도 아닌 영호야 다)
여자 3호 정숙은 소시보다 나이가 더 많다. (블박 녹음에 정숙은 소시오와 정숙은 서로를 자기야 라고 부른다)
내가 12년간 알던 소시오는 이제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없다.
그리고.. 여자 4호가 나오며 두 번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