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 여자 2호 영숙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국내산 3300cc의 내 소유의 차량은 이동거리가 짧은 나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소시오에게 줬다.
물론 명의는 내 명의였다. 그렇기에 여유키가 있어서 가능해는 지도 모른다. 블랙박스의 배터리를 최적화하기 위해 주행할 때만 켜두었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건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었다. 한 번은 느낌이 싸해서 소시오 몰래 차의 블랙박스를 본 날은 너무 실망을 했다. 주행만 나올 뿐 누구와 탔는지 소리도 주차된 장소도 나오지 않았다.
블랙박스를 본 나는 그날 말하지 않았던 장소가 아닌 왜 그 장소에 간 건지를 따져 물었을 때 돌아온 건 혹독한 비난과 이혼하잔 이야기뿐이었다.
" 그렇게 처 못 믿을 거면 왜 사냐.. 그냥 이혼해.." (처- 라는 접두사는 참 맘에 들지 않는 말이다)
본인의 거짓말에 대한 변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나르시시스트들의 저 뻔한 말들과 태도..
잘못은 본인들이 해놓고 오히려 뻔뻔하게 행동하고 비속어 또는 비아냥대는 말투를 시전 한다.
과하게 화를 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나르들의 특징...
이대로는 안될 거 같았다.
소시오를 쫓아다니며 그녀들과 무슨 대화들이 오고 가는지 알아야만 했다.
블랙박스를 켰다. 문과적인 나로서는 기계가 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상간의 증거들과 이혼을 대비한 증거들, 협의가 되지 않을시 조정이나 소송까지도 갈지 모르기에 모든 준비에 있어서 허투루 되어서는 안된다. 녹음버튼도 켜놓고 교체용 메모리카드도 사뒀다.
며칠 후 메모리카드를 교체했다.
그때부터는 저장된 모든 내용들을 들어야만 한다. 정말 보통일이 아니었다.
블박내용 1.
- 송대리와의 대화는 짧고 식사 여부 정도만 묻는다. 오늘 그녀의 집으로 가겠노라 말한다.
블박내용 2.
- 여자 2호 영숙과의 대화
"영호야 잘 들어갔어? 오늘 거기 본데 좋더라~ ㅇㅇ음식 맛있더라~"
-"그렇지...? 비용은 한번 살펴보자~"
뭐라지....? 뭐라는 거지?????
소시오를 영호라고 부른다고?
오늘 여자 2호 영숙과 들른 곳은 인테리어를 하는 곳과 백화점이었다.
백화점을 따라다니는 것은 위험이 크고 공공장소에서 스킨십을 할 소시오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 소시오를 영호라고 부른다고?? 영호라고??
몇 살 아니 누구인지도 모르는 여자 2호 영숙이 나의 남편 소시오를 영호라 부르며 너무 편하고 친근하게 통화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머릿속으로 정리가 안 됐다.
둘의 대화를 듣자니 영호라 불리는 저 사람은 내가 아는 소시오와 다른 사람이다.
누나만 있는 소시오대신 영호에게는 형이 있었고,
결혼한 아내 대신 형수와 조카가 있었다....
소시오..
노래 가시나무의 주인공이 너였어..?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속엔 헛된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영숙은 소시오를 영호라 불렀고 영호는 이미 영숙에게 회사원 소시오가 아닌 변호사 영호가 되어있었다.
소름이 돋았다. 그럼에도 소시오는 영숙과 헤어진 후 송대리의 아파트로 갔다.
소시오에게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