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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또다시 이사

이사를 갈 것이냐 말 것이냐의 기로에 서서 : 선택지 따져보기

by 세니seny

지금 나에겐 옵션이 여러 개 있다.


1. 전세금을 올려주고 이 집에서 그대로 산다.


이사를 안 가도 돼서 편하긴 한데 햇볕 안 드는 1층집과 주차난에 질렸다. 그래서 바로 집 앞에 있는 양재천에서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이곳을, 조금 걸어가야 해도 다른 노선의 지하철역이 근처에 무려 두 개나 있고 슈퍼나 도서관 등 주요 인프라를 포기하고서라도 이사를 가고 싶은 것이다.


물론 이 집을 구할 때는 전 직장과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도 컸지만 회사를 그만둔 이상 그 메리트는 없어져버렸다. 그리고 어차피 집 없는 인생, 이사 다니면서 이 동네 저 동네 살아보자는 긍정적 마인드(?)를 장착해 보기로 한 거다.


이 밑으로는 전부 이사를 가야 하는 옵션이다.


2. 로망이 있던 동네(사대문 안쪽)에서 빌라든 뭐든 구해서 산다.


검색을 해봤지만 이 동네는 아파트가 잘 없고 있어도 매우 비싸서 내가 접근할 수 없다.


본격적인 임장까지는 아니지만 광화문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이 있는 동네를 가봤다. 거리에서 북악산도 보이고 좋더라. 그런데 이런 데는 매물도 잘 없고 시내 한복판이라 시끄럽고 정신없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월세가 빡세다.


예산 상 도저히 안 될 거 같아 여기서 조금 벗어난 마포로 가보기로 했다. 나름 머리 썼다고 좋아하며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애오개역부터 마포역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동네를 구경하러 갔던 이날, 하필 애오개역 바로 옆에 있는 서부법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시위가 있었다.


여의도도 아니고 광화문도 아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위대를 마주칠 줄이야. 어쨌든 보이는 부동산 몇 곳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시큰둥했고 토요일이라 문을 닫은 곳도 많았다. 서울의 중심이라 위치는 좋았지만 매물도 잘 없는 편이고 이곳도 광화문 만만치 않게 월세가 센 편이었다. 마포역으로 내려가니 더 심각했다. 어떻게든 애오개역에서 쇼부쳐보려고 했는데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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