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썽내야 돌려받을 수 있는 전세금
전세계약만기가 다가와 집을 내놓은 지 두 달째. 이제 끝이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급한 사람(=세입자)이
성내고 방귀 뀌고 ㅈㄹ떨어야 한다.
(양심 없는) 집주인은...
급할게 하나도 없숴요 ^^
전세계약 만료일은 5월 말인데 5월 초인 지금까지도 집주인한테서 전세계약 만료일에 보증금을 내주겠다는 것에 대한 아무런 연락이 없다. 이 말인즉슨 세입자를 받아야지만 돈을 내주겠다는 뜻이지. 이 와중에 또 지난주 금요일에 두 팀이 집을 보고 갔는데 물론 그 뒤로 연락은 없다.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결심해서 초안은 써두었고 지금 사는 집을 구할 때 도움을 받았던 본가 근처의 부동산 실장님께 조언을 구했다. 그분도 다른 법무사 분께 물어본 모양인지 이런 내용이 추가로 더 들어가면 좋을 거 같다고 하셔서 이미 써놓은 내용증명에다가 추가로 몇 줄을 덧붙인 뒤 프린트카페에 간 김에 출력까지 완료해 뒀다. 그러고 보니 내용증명 보내기 전에 내 이름 옆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집에 인주가 없다는 사실이 퍼뜩 기억났다. 나중에 당황하지 않도록 엄마한테 인주까지 받아다뒀다.
자, 이제 준비완료. 지난주에 보고 간 사람들마저 계약이 되지 않았다면 나는 법적 루트로 간다.
내용증명을 보낼 때는 똑같은 서류가 3부 필요하다. 하나는 내가 보관하고 하나는 상대방에게 발송하며 나머지 1부는 우체국 보관용이다.
내용증명은 출력했을 때 깔끔하게 1장에 나오도록 썼기 때문에 같은 서류 3장을 출력했다. 그리고 도장과 도장을 찍을 인주도 준비 완료. 회사 다닐 땐 업무 특성상 도장 찍을 일이 자주 있어서 인주도 회사에 굴러다니는 거였는데 막상 집에서 쓰려고 찾으니 없어서 아쉽네. 그리고 우체국은 점심시간 밖에 못 가니까 일하는 곳 근처에 있는 우체국 위치도 미리 확인했다.
오늘이 내가 정한 디데이다. 하필 5월 초에 연휴가 있어서 연휴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오늘 오전 중 부동산에 1차로 연락해 보고 성과가 없으면(=계약될 거리가 없다) 바로 2차로 집주인한테 내용증명 보낸다고 통보하고 내일 내용증명을 보낼 것이다.
부동산에 아침 9시부터 전화하기는 그래서 점심을 빨리 후다닥 먹고 부동산 실장님한테 통화가 가능한지 묻는 카톡을 보내놨는데 안 읽는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아서 직접 전화를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카톡을 이제 봤다면서 전화가 온다. 지난주에 이미 말한 대로 집주인한테 연락할 건데 그전에 혹시 계약이 된 건지 있을지 몰라 한 번 더 연락한 거라고 했다. 지난주에 집 보고 간 사람들 혹시 계약했는지?
그런데 결론은 또 맘에는 드는데 돈이 조금 모자라고 어쩌고... 대출이 어쩌고... 그리고 이사 날짜가 5월 말이 아닌 6월 중순인데 어쩌고... 됐고, 그럼 나는 계약 안 된 걸로 알고 집주인한테 연락하겠다고 했다.
솔직히 정-----------말 많이 봐줬다. 나만 집도 못 구하고 이게 뭐니? 이 전화를 끊고 나면 집주인하고 연락해서 먼저 내용증명 보낼 거라고 언질 주고 제때에 보증금 반환 안 하면 임차권등기명령 진행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부동산 아줌마가 마지막으로 혹시 모르니까 집주인한테 다시 연락을 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