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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밖으로, 실천은 안으로

말과 실천 사이, 전환기에 선 교감의 마음

전환기, 경계선 위에 선 나

나는 현재 초등학교 교감으로 부임한 지 두 달을 갓 넘긴 시점에 있다.
장학사로 6년을 보낸 뒤 학교로 돌아왔고, 다시 교사들과 함께 호흡하며 학교의 하루를 배워가는 중이다.
그런 나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아직은 교감으로서 기반을 다질 시기다”라는 주변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기고 활동이나 방송 출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나는 이 반응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 말들 속에는 나름의 배려와 기대가 깃들어 있다고 본다.
조금은 경계, 조금은 충고, 그러나 결국은 "현장에서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그 말을 존중한다.


글을 쓰는 이유, 정치가 아닌 교육의 확장이다

나는 장학사 시절부터 글을 써 왔다. 교육 현장의 문제를 고민했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시선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지금도 그 연장선에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돌아온 지금, 같은 활동이 다른 시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나는 단언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공교육의 가치를 다시 회복하고, 현장의 고민을 사회와 나누기 위함이다.
이 활동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이라는 평가는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비판이 내 글의 진정성을 흔들지는 못한다.


말보다 관계, 보여주기보다 함께하기

교감이 된 이후, 나는 말하는 것보다 관계 맺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다.
교사 한 명 한 명의 숨결을 이해하고, 학생들의 눈빛을 읽고, 학부모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우선이다.

이제는 실천이 말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부 활동은 줄이되, 학교 내부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더 묵직하게 지고자 한다.
교무실의 공기, 복도의 소음, 교직원회의 뉘앙스—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배움의 현장이다.

나는 지금 ‘보여주는 리더’가 아닌, ‘함께 걷는 리더’가 되고자 한다.
말을 아끼고, 실천을 통해 말하고 싶다.


신뢰는 관계의 깊이에서 나온다

교감이라는 자리는 말의 무게보다 신뢰의 밀도가 중요한 위치이다.
행정과 교육, 조직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야 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나는 네트워크보다는 신뢰를 쌓고 싶다.
단기간의 협력보다, 장기적인 동행을 만들고 싶다.
내가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보다,
누가 나를 믿고 따르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뢰는 보여지는 성과보다, 드러나지 않는 일상의 태도에서 자란다.
그래서 나는 지금, 말보다 듣고, 말보다 움직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말과 실천 사이의 다리를 놓는다

나는 지금, 장학사와 교감 사이, 외부 발신과 내부 실천 사이, 교사와 행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묻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쩌면 오해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시간은 진정성을 증명하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라는 것을.
지금 나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축적된다면, 그 어떤 평판도 결국 의미를 되찾게 될 것이라 믿는다.


교육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남는다

나는 교육자로서 말하고, 실천하고, 쓰는 사람이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쓰는 사람보다 듣는 교감,
말하는 사람보다 기꺼이 동행하는 교감이 되고 싶다.

앞으로도 글은 계속 쓸 것이다.
다만 더 조용히, 더 단단하게, 더 실천에 가까운 글을 쓰겠다.

교육은 정치보다 오래가고, 더 깊이 남는다.
나는 그 사실을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말과 실천 사이에서 작은 다리를 놓는다.


2025. 11. 10.(월)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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