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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A Dec 03. 2022

너의 속도
















4살 꿀 띠는 말을 참 잘한다.

' 아니. 얘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지?? ' 싶을 때가 종종 있게

가끔은 기가 찰 정도로 어른의 어휘를 구사하기도 한다.

그런데 작년 여름만 해도, 나는 꿀 띠가 말이 더뎌 고민을 했다.

' 내가 언어적 자극을 충분히 못 시켜준 건 아닐까? '

' 내가 말을 좀 더 걸어야 하나? '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어느 날 꿀띠는 말문이 터졌고,

지금은 엄마 귀에 피나도록.. 말을 쏟아낸다.

기저귀를 뗄 때도 그랬다.

또래 아이들이 배변훈련을 시작해서 꿀띠에게도 아기 변기와 팬티를 권했던 날,

꿀띠는 '나는 기저귀가 좋다'라고 울면서 떼를 썼다.

그리곤 곧 언제 그랬나 싶게 배변훈련에 성공했다.

어린이집에 처음  적응할 때도, 더 예전에 쪽쪽이 뗄떼도, 처음 걸음마를 시작할 때도,

나는 늘 주변의 속도에 너를 맞추려 했지만,

너는 늘 너만의 속도로 결국엔

씩씩하게 해내곤 했다.

나의 역할은 발 동동 거리며 널 독촉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성장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그저 응원해주는 것.

나는 오늘도 하나를 내려놓고, 또 하나를 배운다.


엄마는 오늘도 너와 함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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