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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Dec 20. 2024

동창생 만나면 왜 지난 얘기 할까

살며 생각하며

연말이 되면 흔히 '송구영신'하면서 한 해를 마감하게 된다. 점차 나이 들어가면서는 어릴 적 친구들과 연락해 안부 물으면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동창생들이 만나면 과거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걸 경험하게 된다. 친구들끼리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 육두문자조차 정겨운 건 살가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그 이유를 심리적, 사회적, 그리고 경험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 공유된 경험과 추억

동창생들은 학창 시절이라는 특정 시기에 함께 했던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강하게 남아 있으며, 공통된 경험은 대화를 쉽게 시작하고 이어가게 만드는 소재가 된다.


2. 추억을 통한 정체성 확인

과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 시절의 자신을 다시 확인하고, 현재의 자신과 연결 짓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학창 시절은 많은 사람에게 형성기였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을 공유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다.


3. 노스탤지어의 힘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종종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은 미화되기 쉬워,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웃고 즐거움을 찾게 된다.


4. 공감의 연결고리

현재의 삶은 개인마다 매우 다르지만, 과거의 경험은 대체로 비슷하다. 이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주제가 되며, 동창생들이 자연스럽게 과거 이야기로 돌아가게 만든다.


5. 새로운 공통 관심사를 찾기 어려움

성인이 되면 각자 삶의 궤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통 관심사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에 비해 과거의 이야기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안전한 주제이다.


6. 시간의 흐름을 되돌아보는 기회

과거를 이야기하며 현재와 비교하는 것은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혹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이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


결국, 동창생들 간의 과거 이야기 중심의 대화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심리적 연결과 소통을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2024년 해넘이를 하기 전에 가까운 동창생 또는 옛 동료 불러내서 막걸리 잔 기울이면서 과거를 소환하는 시간 가져보면 어떨까 권유해 본다. 그러면서 삶이 익어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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