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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의한수 Apr 24. 2022

내가 바둑을 두는 이유

나를 찾는 과정


어렸을 때 5년 가까이 함께 바둑도장 생활을 했던 동생과 세계대회 예선전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도 잠시 스쳐가고 곧 진지한 승부모드로 대회에 임한다.


2시간 반에 걸친 대결 끝에 아쉽게 패배하고 곧바로 복기를 하며 다양하게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다.


복기까지 다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물론 승자의 기쁨과 패자의 아픔은 마음속으로 놔둘 뿐이다)


승부욕이 극에 달했던 예전에는 졌을 때의 스트레스에 매번 위장병을 달고 살았었다. 그 시절에는 마치 바둑 한 판을 지면 나란 존재가 패배자가 되는 느낌이었기에 그랬던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프로바둑선수의 삶을 잠시 미뤄둔 채 부동산과 사업으로 다양하게 활동하는 중이다. 작년에 딴 공인중개사도 활용해야 하고, 내가 배우고 경험한 여러 일들을 사업에 적용시켜야 하기에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럼에도 바둑대회가 있으면 계속 참여하려고 한다. (이번 대회는 운 좋게 많이 이겨서 오랜만에 대국 사진도 찍혔다)


바둑 한 판을 둘 때마다 시간도 많이 들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다. 몇 시간 내내 오롯이 집중하고 마음 다스리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어찌 보면 그 시간에 부동산 공부와 사업에 집중하는 게 기회비용을 효과적으로 쓰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난 왜 그렇게 시간을 들이고 바둑 한 판에 최선을 다할까 많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철학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바둑 한 판을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 나에게는 그저 나를 찾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라는 존재를 모르겠다.


예전에는 답을 찾으려 했지만, 답을 찾으려는 그 과정 자체가 나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나는 나를 찾아서 바둑을 둔다.


결론 : 바둑 어렵다. 그래도 배워놓으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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