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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sh Nov 17. 2023

반복적인 오전 업무 루틴

오전 9시 30분, 나의 자리로 들어가며 가볍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는다.

목례를 하다가 인사에 예민한 선배들에게는 '안녕하세요'라고 하며 고개를 숙인다.


옷이 구겨지는 게 싫어서 가져다 놓은 옷거리에 겉옷을 정리하여 걸어둔다.

물렁하고 가벼운 플라스틱보다 단단하고 깔끔한 오트밀 색의 나무 옷거리가 좋다.


월요일 아침이면 물티슈로 책상 먼지를 닦아준다.

키보드를 덮어놓은 아크릴판을 올리고 무선 마우스의 전원 버튼을 켜 컴퓨터 로그인을 한다.


쓰고 난 물티슈, 퇴근 전 닦아 놓은 머그컵, 커피 캡슐을 들고 휴게실로 간다.

회사 복지 차원에서 무료로 에스프레소 기계를 사용하던 전 직장이 그립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다.


커피를 내리면서 간단하게 개인적인 메세지 확인과 어젯밤의 미국 주식을 확인한다.

처음 주식했을 때는 매일 오르고 내리고에 기분이 변했지만 이제는 덤덤하다.


커피를 마시며 업무 별로 분류해 놓은 메일함에 새로운 메일이 없는지 확인해 본다.

새로운 알람이나 새로운 메일의 숫자를 참고 견디기 어려운 성격 탓에 모두 확인하고 불필요한 건 삭제한다.


2023년 업무 리스트 엑셀을 켜서 현재 진행 중인 일들 확인한다.

쌓여가는 업무 리스트를 보면 압박으로 다가와 오늘은 야근하며 리스트에서 최대한 없애자고 마음먹는다.


정사각형의 노란 포스트잇에 오늘 해야 할 일과 회의 시간을 모두 적어서 책상에 붙여놓는다.

머리가 나쁜 탓인지 눈에 보이는 곳에 적어두지 않으면 회의 시간과 업무를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동기들의 메신저를 보며 잡다한 이야기를 한다.

말이 점차 끊기며 재미 없어질 때가 되면 일을 할 시간이라는 시그널이다.


사내 메신저의 상태를 '바쁨' 표시로 바꾸고 알람을 끈다.

깔끔하고 실수 없이, 그러면서도 정성을 들여 일처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오전이다.


시간은 무엇보다 한정적이고 소중하다.

상사가 일을 더 시킨다면 더 할 수는 있어도 시간을 애매하게 보내기는 아까워 업무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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