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여러분을 지배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었다.
11월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그 자리는 ‘협력’을 이야기하는 회의였지만, 실제 분위기는 냉전의 그림자에 가까웠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물대포를 쏘고, 순시선을 들이받으며 인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고 있다.
이 강압적 행동은 더 이상 동남아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그 영향은 서해와 동중국해, 나아가 한반도의 해역까지 번지고 있다.
이날 회의장 밖에서는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는 시민단체와 중국 지지자들이 동시에 시위를 벌였다. 현장은 평화의 회의라기보다, 패권의 시선이 교차하는 전장이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갈등이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그 평화는,
중국이 여러분이나 다른 누구를 지배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만 가능하다.”
그의 발언은 ‘방어’의 언어로 포장되었지만,
실상은 중국의 해양 팽창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선언문이었다.
그는 아세안 회원국들뿐 아니라 한국,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에게
“공동 대응 역량을 개발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동맹 강화를 넘어,
‘해양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연합 억지 체계의 구축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미 필리핀과 손잡고 ‘남중국해 억지력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60명 규모의 장성급 지휘 조직으로, 드론 운용·정찰·정보 공유를 담당하게 된다.
헤그세스는 “미국은 아세안과 함께 억지력의 근육을 키워갈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단독 행동의 시대가 아니라 연대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히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 전환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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