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경의 공연 이름은 '제비 학 육구'였다. 무슨 뜻인지 짐작도 하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이상이 운영했던 다방의 이름들이었다. (신해경의 이름 또한 이상의 본명에서 가지고 왔나보다. 나중에야 알았네)
며칠 후 어쩌다 마주한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 질러 버려라. 운운'이라는 문구는 이상의 <봉별기>라는 작품의 마지막 문장이었다.
떠도는 개를 가끔 본다.
가게에 방문한 보호자가 잠깐 가게 앞에 개를 묶어놓아도 나는 그 앞을 떠나지 못한다. 혹시나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어제 을지로에서 만난 강아지는 아주 안쓰러웠다.
한국에서는 보통 큰 개라고 부를 법한 그 개는 유선이 발달되어 있었고 매우 꼬질꼬질했다. 정신없이 먹을 것을 찾아다니느라 사람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필 가방에 먹을 것이 없었다.
매 해가 그렇겠지만 올해는 유난히 인간으로서의 경험이 힘들긴 했다.
내가 이렇게 취약해지는 경험을 나 스스로 자원해서 하다니... 미쳤나?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이 사라 폴슨이 말한 human experience겠지만...
사주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지만...
오늘은 <김민희 영화를 보는 김민희>라는 단편을 어쩌다 보았다. 그러다 홍상수가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영상을 잠깐 또 봤다.
이렇게 <녹색광선>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모티프들이 있다. 아니 어쩌면 모티프보다는 큰 것인가?
레이(Raye)라는 아티스트를 알게 되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