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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니 Sep 04. 2022

자막이 주먹만 한 텔레비전

신니의 제주살이 4

소음 없고 아날로그적인 제주살이를 지향하고 있지만, 텔레비전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처음 이사했을 때 텔레비전이 옵션으로 있었는데 너무 낡고 작은 옛날 모델이었다.

어차피 인터넷도 설치해야 해서 KT에 전화해서 신규가입을 했다. 인터넷에 신규 가입하면 텔레비전을 사은품으로 준다고 해서 설명을 들어봤더니 국산 중소기업의 기기는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삼성 스마트 텔레비전은 10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고 했다.


상담해주는 상담직원은 남자였는데, 영화, 가전 기계, 음향 등등에 진심인 사람 같았다. 처음 47인치와 50인치가 있다고 했을 때 나는 작은 집에 50인치는 너무 크지 싶어서 47인치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혹시 거실에 앉아서 텔레비전 놓을 자리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냐고 물었고 잘 모르겠다고 하자 기다릴 테니 줄자 있으면 한 번 재보고 오라고 했다.


3미터요.라고 대답하자 그 직원은 그 정도면 50인치가 적당하다며 강력 강력 추천을 해주었다. 그 정도 봐야 영화 몰입도도 있고 어쩌고 하면서 줄줄 설명을 하는데 신나 보였다. ㅋㅋ 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설득한 후에 결국 “50인치로 할게요”라는 말을 이끌어내는 솜씨에 감탄했다.


텔레비전 설치하는 날 생각보다 큰 크기에 놀랐지만, 큼지막한 텔레비전이 거실에 있으니 뭔가 폼이 나는 것 같아서 만족했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넷플릭스를 켜고 좋아하는 영화를 틀었는데!


나는 주먹만 한 자막을 읽어야 했다 ㅋㅋ

집이 조금은 더 컸어야 했나..


다음엔 텔레비전과 어울리는 큰 집을 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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