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라
브런치에서 쓰던 글들을 기반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2023.3.31).
"DX by UX: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라!"
제가 쓰고 싶었던 제목은 "고객과 직원 경험을 모두 고려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었는데 너무 논문제목같다고 출판사에서 "DX by UX"를 추천하였습니다 :)
이 책이 다루는 중요한 주제는 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 과제는 대부분 실패하는지입니다. 실제로 여러 회사들이 개발한 온라인 쇼핑몰, 금융 앱, O2O 서비스, 마케팅을 목표로 하는 웹사이트, 업무 시스템, 솔루션 등은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만들지 못합니다 (게다가 정부가 제공하는 웹서비스는 불편한 경험이 너무 많습니다).
이 책은 디지털 전환 과제가 성공하기 위한 다음의 필요요건을 설명합니다.
전략 과제와 개발 과제의 구분
전략 수립 단계에서 UX Prototype을 개발하여 면밀하게 검증
기획된 To-be Experience가 개발단계에서 지켜지는 사용자 경험 관리
고객 경험과 직원 경험을 모두 고려하는 경험 관점의 기획
컨설팅 역량과 디자인 역량의 융합
디지털 전환 과제에 맞는 UX 전문 역량활용
아래는 이 책의 서문입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로 문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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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짧게 말하면 아날로그로 하던 것을 디지털로 하는 것이다. 매장에 가서 상품을 고르고 결재하고 배달하던 구매를 웹사이트에서 하고, 은행에 가서 번호표를 뽑고 직원에게 문의하여 서류를 작성해서 신청하던 대출을 모바일 앱으로 하고, 매장의 재고를 파악하여 본사 담당자의 근무시간이 끝나기 전에 전화해서 다음 날 배송할 물품의 양을 주문하던 것을 점주용 앱에서 자동으로 파악된 재고와 다음 날의 예상 판매 데이터를 보면서 밤 12시이전 까지 주문하는 것이고, 비행기 파일럿이 본인의 경험과 판단으로 추가 급유량을 전화로 알려주던 행동을 업무용 앱에서 승객과 수화물의 무게와 현재 공항 상황 데이터를 보면서 정확하게 계산하여 입력하는 것이다. 위 사례는 이미 완료된 잘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이다.
그러나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70%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실패한다고 한다 (https://www.bcg.com/publications/2020/increasing-odds-of-success-in-digital-transformation). 나도 여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 참여해왔는데 실패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들은 다음과 같은 실수를 한다. 너무 기술 중심으로만 추진되어 시스템의 중요 요소인 인간을 생각하지 않음.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의하지 않고 모으기만 함. 고객 가치의 차별화없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만들기만 하면 비즈니스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함.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없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기획.
그래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오랜 기간 수행해온 회사들은 최근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UX user experience (고객 경험과 직원 경험을 포함)가 있다. UX를 고려한다는 것은 인간을 고려한다는 것이며, 인간이 어떻게 데이터를 사용할지 파악한다는 것이며, 고객이 어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필요한지 안다는 것이며, 직원들이 주어진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UX User Experience는 이미 잘 알려진 분야이며, 주로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그리고 소프트웨어에 적용되어서 그 가치를 입증해왔다. 또한 계속 적용 분야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데, UX에 관심이 적었던 금융 회사와 제조 회사에서도 UX 전담 팀이 꾸려졌으며, 메타버스나 인공지능 서비스 회사에서도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그리고 팬데믹으로 촉발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UX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비즈니스가 더 잘 되게 하고, 고객에게 이전에는 어렵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들이 업무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진행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UX의 역할인 ‘잘된 기획’과 ‘개발 전 검증’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아직도 많은 O2O Offline to Online 서비스들이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되어 출시 후 얼마 안되어서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중심으로 발전되어온 현재 UX의 관점과 프로세스, 방법론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활용되기에 부족함이 있다. 우선 대부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고객 경험과 직원 경험을 한꺼번에 바라보고 이를 혁신해야 하는데, 현재 UX는 직원 경험에 대해 간과하는 경향을 가진다. 모바일 앱은 깔끔하게 만들었으나 직원들의 업무는 이전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되어, 고객의 입장에서는 별로 좋아진 것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고객 직접 판매 서비스를 만들었으나, 기존 아날로그 판매 방식과의 조화를 간과하여 고객이 거의 방문하지 않기도 한다. 생산 공정 상의 모든 데이터를 모았으나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 정의하지 않아서 실질적 활용이 불가한 사례도 있다.
또한 많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들이 전략 수립 후 바로 개발을 진행하는데, 문제는 전략 단계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후의 고객 경험과 직원 경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개발을 진행하다가 이슈가 계속 발견되어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작은 벤처 회사들과 1등 회사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빠르게 만들어보고 고객에게 검증하는 린Lean 개발 방법을 쓰고 있는데, 아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는 이 활동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역량 문제가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대부분의 UX 전문가들과 UX 에이전시들은 기존에 존재하는 서비스를 더 잘되고 완벽하게 하는 역량위주로 발전되어왔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는 프로젝트가 크고 복잡하며, 없던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거나,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방식을 해당 상품에 맞게 차용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서 UX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지만 경험을 혁신한 사례는 거의 나오고 있지 않다.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직원 경험도 함께 고려하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의 역량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IT 기술의 발전(특히 인공지능과 데이터)과 팬데믹으로 인해 바뀐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빠르게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 경험과 직원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렵다. 왜 어려울까? 이 질문은 왜 많은 회사들이 애플처럼 심플한 경험을 제공하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가와 동일한 질문이다 (심지어 애플은 아이폰과 같은 컨수머 제품 뿐 아니라 IBM과 진행한 MobileFirst 과제에서 직원 경험을 심플하게 만들어서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한 사례도 보여주었다). 심플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직원의 경험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세밀하게 기획하는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상품 개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고객이 느끼는 심플함과 기획과 개발에 소요되는 노력의 양은 반비례한다.
이 책은 1장에서 경험 관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소개하며, 2장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 필요한 UX의 특징에 대해 정리한다. 3장에서는 간과되기 쉬운 직원 경험의 특징을 설명하겠다. 4장에서는 고객과 직원을 모두 고려하는 총체적 경험 관점에 대해 정리하며, 5장에서는 총체적 경험관점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6장에서는 최근 중요해진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한 경험 혁신에 대해 논의하며,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기 위한 실제적인 접근법을 소개하겠다.
이 책은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실무자와 PM에게는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위해 필요한 가이드를, 전략 담당자나 컨설턴트들에게는 경험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관점을, UX 전문가에게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UX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이 책이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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