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컨텐츠 속 접근성을 높이다
스냅챗은 미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채팅 앱으로, 작년 교환학생을 갔을 당시 많이 썼던 앱이다 (지금도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할 때 주요 수단으로 자주 사용중). 텍스트 기반의 채팅보다는 사진 위주의 서비스인데,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서로 주고받는 형식이다. 물론 텍스트도 가능하다.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뭘 하고 있는지 사진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다양한 필터 기능으로 재미있는 사진을 주고받을 수도 있어 미국에서는 특히 10대에게 인기가 많은 서비스이다. 최근에 업데이트를 하며 새로운 기능도 생기고 작은 변화들이 있어 소개해 보려고 한다.
스냅챗은 앱을 시작하면 위와 같은 카메라 화면이 가장 먼저 뜬다. 원래 버전에서는 카메라 버튼 우측의 스마일 버튼을 눌러야 필터가 나왔는데, 업데이트 후에는 첫 화면부터 필터가 노출된다. 스냅챗 서비스의 주요 포인트인 '카메라 필터'기능에 대한 뎁스를 줄여 접근성을 좀 더 높이려는 의도인 것 같다.
또 달라진 점은 업데이트 버전에는 하단에 필터 카테고리가 생겼다는 점이다. 특정 필터를 선택하면 하단에 사진과 같이 필터 카테고리 버튼이 나타난다. Favorites(사용자가 최애로 지정한 필터), Recents(최근 사용 필터), For You(추천 필터), Appearance(얼굴 보정 필터), Character(캐릭터 필터), Funny(코믹한 필터), Colors and Lights(색감 보정 필터) 이렇게 7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는 처음 노출되는 필터들은 내가 자주 사용하는 필터나 그와 유사한 추천 필터가 노출되었지만 따로 명시된 바가 없어 그 기준이 정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업데이트되면서 "For You"라는 텍스트를 통해 맞춤화된 추천 필터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또 좋아하는 필터를 Favorites으로 저장할 수 있었는데 원래 버전에서는 도대체 어디를 가야 그 Favorite 필터를 찾을 수 있는 지 몰랐다 (분명 어디 숨어있었을텐데 찾는 데 실패했다..). 아주 불편한 부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업데이트 후 "Favorites" 버튼이 따로 생기면서 더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었다.
안그래도 스냅챗은 필터 종류가 굉장히 많아 원하는 필터를 찾으려면 하염없이 스와이프를 했어야 했지만, 업데이트 후 필터를 구분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원하는 필터를 바로바로 빠르게 찾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채팅탭의 변화에는 채팅 필터 기능이 생겼다는 것이다.
스냅챗은 streak라는 기능이 있어 주로 채팅을 한 번 시작하면 한 친구당 매일매일 한 개 이상은 항상 주고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연락하는 친구가 많을수록 채팅창은 수없이 쌓이게 된다. 그래서 만약 그룹 채팅방을 찾고싶거나, 아직 답장을 못한 채팅을 찾으려면 스크롤해서 일일이 찾아야 했다. 업데이트 후에는 상단에 필터기능이 생겨 그룹채팅, 스토리를 올린 친구, 연락을 많이 하는 친구, 아직 답장을 안한 채팅 이렇게 네 종류의 필터링이 가능해졌다. 필터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은 수많은 채팅들 속 원하는 채팅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도 조금 변화가 있었는데, 원래는 가장 우측에 이모티콘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이모티콘들은 해당 친구와의 채팅 빈도수 등에 따라 부여되는 이모티콘이다 (가령 스마일 이모티콘은 채팅을 자주하는 친한 친구라는 뜻). 이 때문인지 처음 스냅챗을 사용하러 들어갔을 때 이 화면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이모티콘이 있는 친구도, 없는 친구도 있고 또 이모티콘이 두개인 경우도, 한개인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이모티콘이 없는 경우도, 이모티콘 대신 채팅 버튼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가지각색이다 보니 복잡하다는 첫인상을 받았었다.
이를 반영한 것인지 업데이트 후에는 레이아웃이 좀 더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우측에 있던 이모티콘들은 모두 좌측 'bitmoji(아바타)'에 작게 표시되었다. 우측에는 이모티콘 대신 카메라 버튼으로 모두 통일해서 더 깔끔한 레이아웃을 만들면서 채팅의 접근성도 높였다.
Chat-GPT의 인기에 따라 스냅챗도 이를 놓치지 않고 My AI라는 기능을 선보였다. AI 챗봇과 함께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인데, 스냅챗의 설명에 따르면 My AI는 사소한 질문들에 답을 해주거나 친한 친구의 생일 선물을 추천해주기도 하며 여행 플랜을 짜는 것을 도와주고 저녁 메뉴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이는 마치 '나만을 위한 비서'의 느낌을 주며 주 이용 세대인 10대들이 심심풀이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재미 요소가 가미된 기능인 것 같다.
채팅방 생성 화면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우선 전체적으로 텍스트나 이미지의 크기가 전보다 커졌다. 또 원래는 하나의 레이어가 새로 깔리는 형태였는데 업데이트 후에는 모달시트로 대체되어 사용자들에게 조금 더 빠르게 채팅방을 만들 수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1) 또 상단에 'New Call' 탭 메뉴가 추가되어 채팅뿐 아니라 전화도 바로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접근성을 더 높였다.
(2) 검색바에서도 변화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원래는 검색 아이콘과 함께 'Search(검색)'이라는 플레이스 홀더로 이루어져 있었다. 업데이트 버전에는 검색 아이콘 대신 "To"라는 텍스트를 이용하여 단순히 친구를 찾는 행위보다는 '누구에게 채팅을 보낼건지'라는 행위에 더 초점을 두었다.
(3) 마지막으로 그룹채팅 생성 버튼에는 "최대 100명의 친구들과 채팅해보세요"라는 문구를 추가해 그룹채팅방의 최대 인원수 제한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streak란 해당 서비스에 접속해 특정 행위를 하면 부여되는 '불꽃'으로, 하루에 한 번씩 제공된다. 매일 하게 되면 점점 streak의 숫자도 올라가는데, 단 하루라도 빼먹으면 바로 모아둔 streak는 0으로 사라져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언어 학습 서비스 듀오링고에서도 이용하는 시스템인데, 스냅챗은 채팅 서비스에 이러한 기능을 접목했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신선했다. 지속적으로 채팅을 매일매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는데, 바로 streak 회복 기능이 새로 생겼다. 스냅챗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고도 답장을 안하거나 채팅을 보내지 않으면 그 친구와의 streak가 사라진다. 이전 버전에서는 모래시계 아이콘을 노출해 streak 소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었고, 그 시간이 지나 streak가 사라지면 거기서 끝이었다.
하지만 업데이트되면서 소멸된 streak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처음에는 이전버전과 같이 모래시계로 워닝을 주고, 소멸되면 우측에 주황색의 "restore" 버튼이 노출된다. 회복 기능은 첫 사용시 무료로 가능하지만 이후부터는 일정 금액을 내야 한다. 그냥 숫자일 뿐인데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다보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은근히 이걸 더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특히 숫자가 커질수록 그렇다. 마치 그 친구와의 유대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증거 같달까. 그리고 높은 숫자의 streak가 사라져버리면 생각보다 너무 아깝고 아쉽다 (경험담..).
스냅챗은 이러한 포인트를 이용해서 사용자에게 streak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한 셈이다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 또 가격도 $0.99로 비싸지 않아 학생들도 부담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사용자들은 잃어버린 streak도 돌려받고, 스냅챗은 수익도 챙기고 이것이야말로 사용자와 비즈니스 관점을 적절히 조화시킨 일석이조의 기능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