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적 관점과 유저 관점의 조화의 중요성
토스를 사용하다가 오래 쓴 체크카드를 바꿀겸 '카드 추천' 탭에 들어갔다.
혜택 좋은 체크카드가 무엇인가 구경하면서 나에게 제일 유용한 혜택이 있는 카드를 고르려고 했다.
그런데 계속 둘러보면서 평소에 토스에서는 느끼지 못한 불편함, 매끄럽지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토스의 카드추천 탭을 살펴보면서 그 이유를 분석해보려고 한다.
먼저 토스의 카드추천이란 말 그대로 유저에게 혜택 좋은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를 추천해주는 화면이다.
홈화면의 '카드발급'이나 '소비 및 수입 내역'의 '카드 추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카드추천을 누르면 이렇게 유저를 위한 추천카드를 보여준다. 여기서 '인기 카드 더보기'를 누르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별로 혜택 좋은 카드 TOP 10을 리스트로 보여준다. 바로 이 화면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카드를 선택한 후 보고 싶은 것은 그 카드의 혜택과 관련된 정보이다. 그러나 TOP 10 리스트의 카드를 누르면 원하는 정보가 바로 제공되지 않는다.
토스의 추천 카드에는 이벤트 카드가 포함되어 있다. 이벤트 카드는 발급 후 조건을 채우면 일정 금액이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이다. 그래서 이벤트 카드를 누르면 카드 정보 화면이 아닌, 이벤트 혜택을 받는 방법 을 알려주는 화면이 먼저 나온다. 즉 카드 정보를 확인하려면 그 화면에서 해당 카드를 한 번 더 클릭해야 한다.
나는 이런 흐름 자체가 매끄럽지 않다고 느꼈다. 카드를 눌렀을 때 당연히 카드 관련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 정보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불편함이 나만 느끼는 것인지 확인하고자 토스의 카드 추천 화면을 이용해보지 않은 지인 9명에게 물었다. 해당 화면을 보여주고 여기서 원하는 카드를 눌렀을 때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화면에 대해 모두가 카드 혜택 정보 화면이라고 답했다. 물론 유저들이 이벤트에 더 많이 참여하고 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비즈니스저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유저들이 카드를 탐색하는 데 더 방해가 된다면, 플로우를 바꿔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바탕으로 한 번 화면을 개선해 보았다. 카드를 누르면 이벤트 정보 화면이 아니라 카드 혜택 화면이 뜨도록 해 유저들이 원하는 정보를 바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대신 '13만원 받기'와 같이 이벤트 확인 버튼을 배치해 이를 누르면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벤트 정보를 확인하기까지의 뎁스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철저히 유저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이벤트 정보보다는 혜택 정보가 더 중요하므로 주요 정보를 우선순위에 두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개선해 보았다.
다음으로는 유저가 기대하는 정보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체크카드 탭에 해당되는 것으로, 체크카드 탭의 카드들은 혜택 관련 페이지가 해당 은행 서비스 내 페이지로 이동된다. 즉, 카드별로 혜택을 확인하는 스크린의 배치나 구조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독성이 떨어져 각 카드의 혜택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서로 비교하기도 어렵다.
신용카드는 통일이 되어 있는 반면 왜 체크카드 탭만 다른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복잡한 어떠한 개발상 이슈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만..우선 유저의 입장에서 볼 때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앞선 소소한 유저 리서치(?)에서 체크카드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 물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혜택 그리고 그 다음이 디자인이었다. 즉 유저들은 해당 스크린에서 여러 옵션중 하나를 선택할 때 각각의 혜택을 비교하면서 나에게 가장 맞는 것을 고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각기 다른 구성의 화면으로 보게 되면 정보가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그것을 기억해 다른 것과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안을 만들어 보았다. 신용카드 탭의 혜택 정보 구조를 체크카드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이렇게 모든 화면이 통일된 UI로 정보를 제공한다면 유저 입장에서 보기도 훨씬 쉽다. 체크카드의 카드 정보 스크린이 신용카드처럼 이렇게 일관되게 정리된다면 유저들이 어떤 카드를 고를지 의사결정 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토스의 카드추천 스크린은 비즈니스적 관점에 가깝다고 느꼈고, 그래서 좀 더 유저의 관점에서 새로운 제안을 해봤다. 물론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관점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사용성을 해친다면, 유저 중심의 관점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장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적절히 타협하며 기업도 유저도 각각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지점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