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매그남 Apr 01. 2020

세밀화 일러스트로 감상하는 <101마리 댕댕이>

#11 기품있는 새 사냥꾼 '잉글리시 포인터'


나는 잉글리시 포인터라고 합니다. 


어쩐지 우아하고 기품이 넘쳐 보이지 않는가요? 


나는 사냥을 하도록 태어났는데, 그 중 새를 잡는 데 가장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조렵견이라 불리지요. 


땅 위에서 사냥을 할 때 눈부신 활약을 하며 추적과 포인팅(사냥감의 위치를 알려주기)에 훌륭한 능력을 보입니다. 


우리 새 사냥개는 사냥감을 발견하면 한쪽 다리를 들고 꼬리를 뻗은 특이한 자세로 


헌터에게 사냥감의 위치를 알린다고 헤서 포인터라 불린답니다. 


다만 사냥감 회수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게 미안할 뿐~, 헤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국이 원산지인데요, 일화 하나 소개할게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영국 군함에 소속이 돼있던 ‘주디’라는 이름의 포인터가 있었어요. 


주디의 임무는 포인터 특유의 재능을 살려서 멀리서부터 날아오는 일본 전투기를 적발해내는 것이었답니다. 


레이더가 보편화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는데 


개는 청각도 인간의 10배나 우수하고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저주파, 고주파도 들을 수 있었거든요. 


적기가 까마득히 멀리서 다가올 때 진작 알아채고 포인팅을 하는 거지요.




주디는 대단한 활약으로 적기를 격추시키고 영국 군함의 사상자를 현저히 줄였답니다. 


그러다 주디가 탔던 군함이 침몰해 생존 군인들과 함께 포로가 되었어요. 


포로수용소에서도 주디는 사람들 곁에서 음식과 물을 찾는 일을 도왔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포로들이 석방됐을 때도 일본군은 주디를 내주지 않아 


영국 해군의 주디 주인이 백방의 노력으로 영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고 주디는 1946년 영국 정부의 훈장을 받았습니다. 


상패에는 ‘군함 위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지능과 경계심을 기리며, 포로수용소에서 보여준 위대한 용기와 끈기, 그리고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아 준 점을 기리며’라고 적혀있었다 합니다.




나, 잉글리시 포인터는 에너지가 넘치며 지칠 줄 모르는 개입니다. 


산책, 조깅, 자전거를 탈 때 주인 옆에서 마음껏 뛰지 않으면 불안해져요. 


많은 양의 운동을 시킬 수 없다면 가정견이나 실내견으로는 부적당합니다. 


나는 지능이 높고 헌신적이며, 인내심이 있고 애정이 깊은데다가 


놀기를 아주 좋아해 어린이와 가족에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어요. 


주의할 점은 털이 짧아 추위나 더위에 약하니 보온에 신경 써 주시면 감사하겠고 


식탐도 비교적 많은 편이라 비만관리를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주디는 해군이었지만 우리 잉글리시 포인터들은 물을 싫어해요.




작가의 이전글 <101마리 댕댕이> #10 비숑 프리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