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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그남 Mar 30. 2020

<101마리 댕댕이> #10 비숑 프리제

세밀화 일러스트로 감상하는


솜사탕 같은 달콤함 ‘비숑 프리제’


비숑 프리제는 털이 곱슬곱슬한 복슬강아지를 가리키는 프랑스 말이에요.


비숑~ 비숑~ 발음부터 뭔가 샤방샤방 귀여운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나는 예전부터 프랑스 귀부인들이 무척 사랑했던 댕댕이랍니다.


원래는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전해졌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유럽의 회화예술 작품 여러 곳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나에겐 역사적으로 무척 무섭고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어요.


좀 전에 얘기 했듯이 프랑스에서 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탓에


일반 서민들에겐 거꾸로 미움의 대상이 되어 프랑스대혁명 기간에


혁명군의 무차별 희생물이 되고 말았어요.


단지 사랑받았다는 게 죄가 되다니요.ㅠㅠ


거기다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전쟁통에 거의 멸종되다시피 씨가 말랐는데


열성어린 프랑스와 벨기에의 브리더들 노력 덕분에 다시 개체 수가 늘었대요.


휴~ 다행이지 뭐에요.



나는 어릴 때 모습이 말티즈와 비슷하고 커서는 흰 푸들과 잘 구별이 안 되기도 해요.


특히 푸들과는 곱슬거리는 털 때문에 혼동이 오는데요,


털이 푸들보다는 가늘고 곱슬거림도 덜한 반곱슬이지요.


털 색깔도 푸들처럼 다양하지 않고 흰 색 하나뿐이에요.


꼬리털은 거의 직모에 가깝지요.


평소에 잘 빗어주지 않으면 대책 없이 꼬이니 조심해야 해요.


솜사탕 혹은 눈사람 같은 머리 형태는 ‘비숑 커트’라 해서 미용으로 모양을 낸 거예요.


미용비가 장난 아니게 많이 든다는 것이 함정이랍니다.




나 비숑은 작은 체구에 명랑 쾌활하고 머리가 좋아 훈련도 잘 소화해내지요.


다정한 성격에 사교성이 좋아서 처음 보는 사람이나 개를 만나도 긴장하거나 짖지 않아요.


고양이한테까지 친하자고 덤벼서 깜짝 놀라게 하는 식으로 빈축(?)을 사기도 한답니다.


나는 적응력이 뛰어나고 주인에게 애착이 깊어요.


슬픈 일이 있는 주인에게 앞발을 내밀어 다정하게 위로하는 비숑을 혹시 보신 적 있지요?


나는 또 병이 거의 없고 수명이 길어 진정한 반려견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꼬마 시절에는 아무 이유 없이 미친 듯이 뛰어다닐 때가 있어요.


주로 고양이에게서 보이는 ‘우다다’하는 모습인데 저더러는 ‘비숑 타임이 왔다’라고 하지요.


에너지가 폭발해서 해소하려 하는 행동인데 건강한 상태니 염려 마시고 내버려두세요.


이가 튼튼해 어릴 땐 인형이나 신발을 질겅질겅 씹어 망치기도 하니까


그런 물건들을 되도록 제 눈에 띄지 않게 해 주세요.


그럴 때는 딱딱한 뼈다귀 장난감이나 개 껌을 추천합니다~.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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