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을 줄이는 방법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은 참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지방 섭취를 줄여야 살을 뺄 수 있다고 한다. 그 외 방법으로 식욕억제제나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거나 지방흡입 수술을 하거나 심지어는 굶어서 살을 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일시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체지방이란 몸속에 있는 지방의 양이다. 음식으로 섭취한 탄수화물과 지방 중 사용하고 남은 잉여분을 몸속에 저장한 것으로 체온을 유지하고, 내부 장기를 보호하고, 아디포넥틴과 렙틴 등 호르몬을 분비하고, 필요시 분해되어 에너지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너무 많아지면 여러 가지 질병을 야기한다. 지방세포(adipocyte)에는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지방세포가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고지혈증을 야기하고 동맥경화 및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되어 당뇨병, 심혈관 질환, 뇌혈관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1].
체지방을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비만의 정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로 간접 추정할 수 있다. 이상적인 BMI 수치는 얼마일까? BMI와 각종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의 관계를 장기 추시한 대규모 메타분석에 의하면, 과체중은 조기사망률이 증가하고, 비만이 심해질수록 리스크는 점점 더 높아진다. BMI가 정상체중인 20-22 일 때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2] (*참고로 한국은 BMI 23 이상, 미국은 BMI 25 이상을 과체중으로 정의).
간혹 환자분들 중에 뚱뚱하지만 건강하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 비만이지만 당뇨나 심혈관 문제가 없는 분(metabolically healthy obese)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런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 대사질환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각종 만성질환이 생기게 된다 [3]. 건강한 비만(healthy obesity)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근거 없는 믿음(myth)에 불과하다 [4].
따라서 건강하려면 반드시 불필요하게 많은 체지방을 줄여야 한다. 운동으로 체지방, 즉 살을 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 식이요법으로 살을 빼는 것이 좋다. 어떤 다이어트가 체지방 감소라는 목표 달성에 유리할까? 탄수화물 제한식(carbohydrate-restricted diets)인 키토제닉(저탄고지) 다이어트와 반대로 지방 제한식(fat-restricted diets)인 채식, 두 군으로 나누어 각각 30% 칼로리 감량을 실시했을 때 탄수화물 제한식은 하루에 지방 53g 감량, 지방 제한식은 하루에 지방 89g이 감량되어, 채식이 키토제닉 다이어트보다 체지방 감량에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나왔다 [5]. 그 이유는 간단하다. 키토시스(ketosis) 상태에서는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만들면서 체지방을 분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많은 지방을 식품으로 추가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지방을 줄이는 다이어트에서 키토제닉의 역할은 채식보다 못하다. 더 큰 문제는 부작용에 있다. 이런 고지방식은 느끼하여 먹기에 거북하고 소화가 느려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기에 식욕이 떨어지고 구취, 구역, 구토, 변비 등의 위장관 부작용으로 서서히 체중이 빠진다. 특히 변비가 흔히 생기는데 이유는 동물성 식품에는 섬유질이 하나도 없어 배변 활동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키토제닉을 지속할 시에는 혈액의 산성화로 인한 탈수,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 인슐린저항성, 고지혈증, 지방간, 신부전, 신장결석, 담석증, 골다공증, 우울증, 동맥경화, 부정맥, 심근경색, 조기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6,7,8].
즉 키토제닉은 단기간의 체중감소 효과는 확실히 있지만 장기간 지속할 수가 없고, 만약 장기간 지속한다면 각종 부작용으로 건강을 망치게 된다. 최근 발표된 유럽 심장학회 논문에서도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동물성 단백질 및 지방 섭취 증가로 인하여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가고 반면에 건강에 꼭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 등은 결핍되어 심혈관질환 51% 증가, 뇌혈관질환 50% 증가, 암 35% 증가로 인해 조기사망률이 올라가므로 비만 환자에게 권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 [9].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절대로 따라 해서는 안되는 다이어트이다. 왜냐하면 키토제닉을 하면 건강의 척도이며 보행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허벅지 근육이 줄어들고, 뼈가 약하게 되어,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10,11].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원조격인 '황제 다이어트' 창시자 미국 앳킨스 박사가 2004년도 72세 때 116kg 과체중에 심장병 합병증으로 사망한 이후, 키토제닉의 문제점을 간파한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했으나, 유사 다이어트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나와 또 다른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각종 영양제를 따로 사 먹어야 한다. 따라서 이런 사업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키토제닉 주장자들의 홈페이지에는 반드시 이런 영양제 광고가 따라붙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만약 의료인이 매스컴에 나와 이런 해로운 다이어트를 선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영양학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거나, 혹은 이런 폐해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대중에게 권하는 것인데, 이것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가르친 의료인의 제1원칙 ‘환자에게 해를 주지 마라(Do no harm)’을 어긴 것으로 의료인의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HE Bays, PP Toth, PM Kris-Etherton, et al. Obesity, adiposity, and dyslipidemia: a consensus statement from the National Lipid Association. J Clin Lipidol 2013;7(4):304-383.
2. D Aune, A Sen, M Prasad, et al. BMI and all cause mortality: systematic review and non-linear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230 cohort studies with 3.74 million deaths among 30.3 million participants. BMJ 2016;353:i2156.
3. SL Appleton, CJ Seaborn, R Visvanathan, et al. Diabetes and cardiovascular disease outcomes in the metabolically healthy obese phenotype: a cohort study. Diabetes Care 2013;36(8):2388-2394.
4. JO Hill, HR Wyatt. The Myth of Healthy Obesity.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13;159(11): 789-790.
5. KD Hall, T Bemis, R Brychta, et al. Calorie for calorie, dietary fat restriction results in more body fat loss than carbohydrate restriction in people with obesity. Cell Metab 2015;22(3):427-436.
6. D Nordli. The ketogenic diet: uses and abuses. Neurology 2002, DOI: https://doi.org/10.1212/WNL.58.12_suppl_7.S21
7. HC Kang, DE Chung, DW Kim, HD Kim. Early- and Late-onset Complications of the Ketogenic Diet for Intractable Epilepsy. Epilepsia 2004;45(9):1116-1123.
8. Noto H, Goto A, Tsujimoto T, Noda M. Low-Carbohydrate Diets and All-Cause Mortalit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PLOS ONE 2013;14(2):e0212203.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12203.
9. M Mazidi, N Katsiki, DP Mikhailidis, et al. Lower carbohydrate diets and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and pooling of prospective studies. Eur Heart J 2019;40(34):2870-2879.
10. WC Kephart, CD Pledge, PA Roberson, et al. The three-month effects of a ketogenic diet on body composition, blood parameters, and performance metrics in CrossFit trainees: a pilot study. Sports 2018;6(1); doi:10.3390/sports6010001.
11. DK Groesbeck, RM Bluml, EH Kossoff. Long-term use of the ketogenic diet in the treatment of epilepsy. Developmental Medicine & Child Neurology 2006;48:978-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