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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Oct 23. 2024

<자오선을 지나갈 때>를 읽고

나의 하루

자오선이 지나갈 때는 하루가 지날 때이다. 하루하루 우리는 살아간다. 누구는 시험을 준비하고, 누구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한다. <자오선을 지나갈 때>를 읽고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 노래가 생각났다. 우리의 하루는 파이팅이 넘친다. 노랫가사에도 힘내서 저 멀리 하늘을 날아오르라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보다 더 잔인하다. 나를 믿고 무조건 날아오르라 한다. 늘 우리에게는 '어떻게'가 빠져있다. 또한 '왜'도 빠져있다. <서른>에서 다 큰 어른은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너도 커서 결국 내가 되겠지 생각한다. 보통의 선에 닿기 위해 우리가 열심히 살았던 과정에는 무엇이 빠져 있을까. 다시 한번 노래를 들어본다.







1999년 노량진은 머무는 사람보다 지나가는 사람이 많았다. 잠깐 썸을 탔던 민식이도 서로에게 지나가는 사람이었다. 일타강사들은 사소한 위트, 인간적인 충고, 정기적인 진도 체크와 정치적인 위로를 준다. 모든 유혹과 안락과 청춘을 바친 노량진 재수 생활을 마치고 대학생이 되었다. 2005년 결국 똑같은 아이들에게 문제 풀이하는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또 하루가 지나간다. 서른 번이 넘는 이력서를 쓰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한다. 친구는 깜짝 놀라 말한다. "너 얼굴이 왜 그래? 얼굴이 괴물처럼 일그러졌어"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얼굴로 하루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 운전면허 자격증도 따고 사진도 잘 찍어보다가 깨닫는다.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 선배는 나의 이력서를 보고 콘텐츠가 없다고 하고 어떻게 콘텐츠를 만드냐고 물어보니 돈으로 만든다는 답을 듣는다. 대체 나아진다는 게 무엇일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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