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결국 실력의 차이
요즘, 주 3회 빠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수영에 대한 이야기.
수영의 시작은 허리 디스크로 인해 할 만한 운동이 없나 고민하던 중 시작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이제는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아마도 2015년 가을에 시작했고, 작년 여름까지 약 2년 정도를 다녔다. 그러다가 수영장이 공사라는 때마침 좋은 핑계와 바쁨이 더해져 10개월 정도 쉬었다.
아침에 수영을 안 가는 대신에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으나, 그냥 잠을 더 잘 뿐이었다. 살도 다시 찌는 것 같았다.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 다시 다니게 되었다.
다니는 수영장은 총 5개의 레인이 있다. 5번 레인 : 초급자 , 3~4번 레인 : 중급자 , 1~2번 레인 : 상급자 이렇게 나뉘어 강습을 받는다. 영법을 다 알지 못했기에 5번 레인부터 시작했다. 물 많이 먹어가면서 시작한 수영,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덧 2번 레인까지 올라갔다. 잘한다기보다는 이제 모든 영법을 하고 곧잘 뒤처지지 않게 따라간다. 쉽게 말하면 2번 레인의 꼬리:마지막 주자를 담당했다.
그런 사람이 10개월가량 쉬었다. 결코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냥 열심히 하라는 대로 따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단계를 낮추어 3번 레인부터 시작한다. 다행히도 쉬었지만 할만했다. 그래서인지 강사님이 곧 2번 레인으로 넘어라라고 한다. 오- 생각보단 금방 2번 레인 기회가 왔다. (기분 좋음, 그럼 그렇지 등등 생각)
드디어 8월, 대망의 2번 레인으로 첫 시작. 아침 7시 시작인데 하필 약간 지각했다. 부랴 부랴 도착해서 2번 레인 앞에 서서 상급자 강사님께 말하고 2번 레인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강사님이 "오늘 2번 레인 사람이 많으니 1번 레인에서 하세요. 큰 차이 없어요." 여기서 아니라고 했었야 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휘리릭 지나간다. 1번 레인과 2번 레인이 같다니, 그럴 리가 없을 텐데 → 어쩌겠는가 하라면 해야지 → 이럴 때 한번 해보는 거지 → 대박 - 이번 기회에 1번 레인으로? ㅎㅎ 이런 사고의 흐름을 마친 나는 1번 레인으로 들어갔다.
강사님이 자유형 1세트를 시킬 때 2번 레인이 4바퀴이면, 1번 레인은 5바퀴를 한다.
그렇다. 차이가 있다면, 고작 1바퀴
각 주자들이 속도는 빠르긴 했지만, 처음엔 쫓아갔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쉬지도 않는 강사님의 외침, "이번엔 평영, 접영 , 이번엔 호흡하지 않고 절반까지!" 등등 일반 영법부터 자세교정을 위한 얼차려급 수영까지 이어진다.
몇 세트 같이 하다가, 결국 낙오한다. 그리곤 한쪽 구석에서 잠시 쉬게 된다. 이후 틈틈이 쉬면서 쫓아간다.
고작 한 바퀴인데,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작은 차이인데, 못 따라가겠다는 허망함.
아직 멀었네, 그 작은 차이가 실력이라는 생각.
수영을 마치고 출근하면서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라는 광고 카피나, 프로와 아마추어는 한 끗차이, 앞선 기업들의 실력 차이는 디테일에서 판가름 난다는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운동 실력이건 회사에서 하는 업무이건 실력을 가르는 것은 이렇게 누적된 작은 차이. 예상치도 못하게 수영 덕에 디테일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도 작은 차이니까.
언젠간 1번 최상급자 레인(일명 연수반)에서 활개 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