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11: <'팔다'에서 '팔리다'로>
'팔다'에서 '팔리다'라니.
책 제목의 동사의 미묘한 형태 변화 하나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책.
있어 보일법한 브랜드 용어로 넘쳐나는 것이 아니라, 왜 브랜드/브랜딩 활동이 필요한지를 매우 쉽고도 친절하게 설명해준 책이다. 브랜드에 관심 있다면, 강.추 드린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꺼내본 기본 리뷰 양식.
저자와의 가상 인터뷰는 역시나 가상인만큼 '오해'는 하지 말자.
책의 내용에 기반하여 편집을 한 것이나, 약간의 내 추측도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으니 감안하여 보자.
책 제목이 ['팔다'에서 '팔리다']입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상품이 선택되기 어려운 시대
우리는 모든 상품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능과 품질을 갖추게 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기업의 제품인지를 따지게 된 것이고 이것은 당연한 소비 심리이다. 과거에는 없던 물건을 발명하거나, 붐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팔리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황이 조금 달라진 것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디자인의 힘을 통해 브랜드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상품을 '팔다'가 아닌 '팔리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이 브랜딩 디자인이자 나의 컨설턴트로서의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은 물건 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려운 시대에 '팔리다'는 의미는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한 '브랜드를 구축하는(만드는) 것'이다.
브랜드를 무엇이라 생각하고, 브랜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브랜드란 '-다움'이며, 보이는 방식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브랜드라는 것은 만들어내는 기업이나 상품이 원래부터 지니고 있는 가치관이나 의미를 담고 특유의 매력과 같은 것이다. 이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 특유의 매력이 제대로 고객에게 전달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몸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의 디자인을 제대로 만들어'야만 한다.
이렇게 '보이는 방식의 컨트롤'이 가장 뛰어난 기업 중 한 곳은 애플이라고 생각한다. 애플은 제품뿐 아니라 모든 산출물이 '근사'하다. 뉴욕이나 긴자 거리에 있는 건물, 웹사이트, 심지어 제품 포장까지도 근사합니다. 그렇기에 신제품 출시에도 근사할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즉, 보이는 방식의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높은 미의식'이나 '창의성에 대한 열정'과 같은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전해지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기업 자체 혹은 상품이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을 기업에 이상적인 상태가 되도록 컨트롤하는 것이다.
브랜드를 위해 빠지지 않는 '디자인' 이야기, 디자인 관점을 어떻게 쌓을 수 있는 건가요?
디자인은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 아닙니다. 센스가 중요합니다.
'더 이상 디자인은 모르겠다.'라는 자세는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 디자인을 모른다고 도망치고 남의일 대하듯 하는 디자인 콤플렉스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센스'라는 것이 중요하다.
'센스란 집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능력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때 타고난 재능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현재까지 축적해온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를 이루려고 한다는 의미입니다. (중략) 다시 말해 센스는 노력으로 익힐 수 있는 것입니다.
위에 설명한 대로 센스라는 것은 후천적 노력의 지식 습득에 기반한다. 고로 디자인 영역에서 센스를 발휘한다는 것은 소위 '집적된 디자인에 관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센스를 기를까, 의문이 있을 텐데 내 생각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센스를 갈고닦는 3가지 방법
1)'대표 상품'과 '기본 상품'을 파악한다.
: 대표상품/기본 상품을 평가하여 그 업계의 표준을 파악
2) 유행을 찾는다.
: 대표-기본 상품의 반대를 찾고, 당시 유행하는 것들에 대한 지식 쌓기
3) 공통점을 찾는다
: 쌓은 지식을 토대로 분석하고 해석, 제대로 뜻을 음미해두기
이렇게 갈고닦은 센스로 디자인 콤플렉스를 벗어나고 디자인적 관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이나 오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건가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지 마라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것은 차별화를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차별화'에 구애받아선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세상을 깜작 놀라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깜짝 놀라기 위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야지'하며 자칫 엉뚱한 것을 생각한다. 의자를 차별화한다고 해서 앉을 수 없는 의자를 만든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불필요한 무리하게 만들어 낼 필요가 없다. 좀 더 작은 차이만으로도 괜찮다.
브랜딩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브랜드 만들기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브랜드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이것이 목적으로 둔갑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 브랜딩은 수단이고 목적은 '매출'이다. 산출물의 디자인적인 아름다움이 있고, 모두가 근사하다고 하더라도 제품이 전혀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어울리는 옷을 입는다.
브랜딩을 한다고 있어서 쉽게 빠지는 함정이 있다. 현대적이며 세련되고 아름다운 것만이 좋은 상품 디자인이자 좋은 브랜딩이라는 생각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이다. 기업의 '다움'과 맞지 않는 옷을 입히는 브랜딩은 이질적이며 실패하게 된다. 브랜드는 '다움'이라고 했다. 그 '-다움'은 자신 안에 있고 유행이나 빌려온 아름다움으로 곱게 단장하여 만드는 것이 아니다.
Q1)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디자인 센스, 그리고 그 방법. (읽던 중 참 반가운 대목) 꼭 디자인뿐 아니더라도 마케팅/브랜딩의 센스를 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Q2) 브랜드는 '-다움'이라고 했고, 그에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는 브랜드에는 어떤 브랜드들이 있을까요? 반대로 옷을 잘못 입고 있는 브랜드.. 마치 빛 좋은 개살구 케이스도 있을까요?
Q3) 브랜드는 모든 산출물의 보이는 방식을 컨트롤하는 것이고, 세부적인 것에 깃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집착적으로 관리한다 혹은 디테일이 강하다고 느껴지는 브랜드가 있나요? 꼭 브랜드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발견한 디테일이 있을까요?
Q4) 공감하시나요?
* 브랜딩은 수단이다.
* 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면 보이는 방식의 통제가 필요하다. 고로 경영과 디자인은 가까이 있어야 한다.
01. 바지런히 점검하기
유행을 찾는 센스를 위해서 저자는 '잡지 같은 것을 참고로 삼아 평소에 바지런히 이것저것 점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결국 관심분야에 꾸준함을 가지고 지식을 쌓는 것이 센스로 이어지는 것이다. 에버노트와 포켓 간만에 정리하게 된다.
02. 일본, 비행기 티켓팅
이 책을 읽으니 더욱더 도쿄를 가보고 싶다. 지적자본론, 퇴사 준비생의 도쿄, 퍼블리의 도쿄의 디테일에이어, 이 책을 보니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책에서 본 내용을 점점 더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진다. 올 해내로 꼭, 가자. 아마도 10월!
부런치 모임 멤버이기도 한 이혜미 대표의 2번째 프로젝트가 디스패치에 소개되었다. 본인도 몰랐는데, 천재 브랜딩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제품 콘셉트와 네이밍의 절묘한 조화가 확실히 한방 맞은듯한 느낌이다.
https://www.dispatch.co.kr/1444820
네이밍에 대한 후일담을 도서모임 때 듣고 블로그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 공감을 이끌어낸 브랜드 '-다움'을 만들어 내는 사례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녀의 기록을 보면 거듭된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결과임을 알 수 있다.
https://blog.naver.com/hm_dreaming/221313465698
오늘 리뷰를 남긴 이 책 한 권 읽는 다고 쉬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일 터이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센스'를 축적해 나가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그만큼의 내공이 쌓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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