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 영화를 보고
수어 영화를 보신 적 있나요??
주말 아침 집에 있는데 귀를 긁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옆에서 공사를 하는지 그라인더로 쇠를 자르는 소리인데 소리 때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참 조용하다가 또 나고, 나고를 반복하는 틈에 얼른 집에서 도망 나왔습니다.
가는 길에 보이는 소리들
과일 가게 옆에 또 과일 가게가 들어와 서로 팔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
기계 소리
음악 소리
자동차 클락슨 소리
한참 소리들이 지나가고 조용한 곳에 오니까 좀 편안해졌습니다.
문득 이번 주에 본 “나는 보리” 수어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나는 보리”라는 영화는 보리라는 청각장애인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리가 겪는 소외감과 청각장애인 가족이라 겪는 갈등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내내 배경음만 조용히 있고 수어로 된 대화를 보고 있으니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 이렇게 소리가 꽉 찬 영화나 드라마, 음악으로 귀를 채우느라 바빴을까 생각했습니다.
수어영화가 처음은 아닙니다. “나는 보리” 수어 영화를 보기 전 처음 본 수어 영화는 “청설”이었습니다.
밤중에 잠이 안 와서 봤던 “청설” 영화는 자기 전에 졸지 않고 끝까지 본 드문 영화였습니다.
수어들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손과 표정을 보면 그 대사가 무엇인지 몰라도 알 것 같았습니다.
수어를 주고받는 모습에 나도 수어를 배워볼까 생각도 해보게 됐죠
수어 영화 2편을 생각하면서
매일 내가 꽉 차 있는 소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가끔 소리 없이 메시지를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