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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Jeung Feb 12. 2016

달걀이 먼저야, 닭이 먼저야?

과연 즐겁기 위해 즐거울 수 있을까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_저니맨"

'수련여행'이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2년 2개월간 세계여행을 떠난 남자에 대한 책을 읽으며,

내면에서 일어난 답답함들의 원인들을 찾기 시작했다.


#01

이렇게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단순히 ‘즐겁기 위해 즐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나는 내 앞의 시간을 ‘쓸모 있고 없고’로만 구분 지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나는 늘 목표가 있었고 시간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프로세스로 채워졌다. 하지만 강물이 직선으로만 흐르지 않듯이 삶도 언제나 목표한 결말에 유용한 방식으로만 흘러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럴 때 마냥 좌절하지 않고 그저 삶 자체를 즐기는 연습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지금이 바로 삶 자체를 즐기는 연습 같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가의 멤버들과 하나가 되었고 어느 누구도 내가 여기서 뭘 할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나는 자유를 느꼈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단순히 '즐겁기 위해 즐거웠던 적'이 있었던가?"라는 질문은

나의 허를 찌르는 질문이었다.


저니맨의 저자처럼 나 또한 모든 시간을 '쓸모 있고 없고'로만 구분 지으며 살아왔다.

내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환경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들로 채워졌고,

쉬는 시간 마저도 목표를 위한 채움의 시간으로 사용했다.


 그러니 목표만 보고 달리는 '영혼 없는 삶이 연속'이 되었던 것이다.


"달걀이 먼저야, 닭이 먼저야?"

"목표만 이루면 되는 거야, 과정이 즐거워야 하는 거야?"


지금껏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서 영혼 없이 목표만 쫓았기에

삶 자체를 즐길 수 없었던 것이다.

유용함과 효율성에만 집중하다 보니 목표 지점에 닿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즐겁지 않았고,

긴장과 답답함,  안절부절못하는 불안만 연속될 뿐이었다.


당장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영혼 없이 달리지 말자.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


앞으로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분별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을 정했다.

'나는 지금 즐거운가?'



#02

사람은 누구나 안정을 원하고, 또 그 속에서 풍요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안정이란, 달리 말해 변화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모든 정지한 것들은 계속 정지해 있으려는 관성의 법칙에 지배받기 때문이다.


나는 안정을 떠올리면 녹색이 떠오르는데, 이 부분을 읽고 아차 싶었다.

자꾸 내 속에서 전쟁이 일어났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가슴에는 열정적으로 용암이 들끓고 있지만 머리로는 불안한 것이 싫어서 안정을 쫓으니

가슴과 머리가 끊임없이 충돌을 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것, 피부로 와 닿는 경험과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두려움에 주저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나다운 것은 두려움 때문에 안정을 택하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현실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그 어떤 곳에서도 영원한 안정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가슴속 들끓는 용암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경험’이 있는 환경에 나를 던져 넣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03

이제야 알 것 같다. ‘철저한 계획’이란 행동을 두려워하는 자의 변명이라는 사실을.


"요즘 어떻게 지내?"

" - 에 대해 계획 중이야."


내게 너무도 익숙한 대화다.


가슴속에 용암을 마주한 이상, 이제 행동 없는 삶은 죽은 삶일 뿐이다.

앞으로 나에게 계획은 '행동할 수 있을 만큼의 계획'이면 충분하다. 


즐겁기 위해 즐거울 수 있는 그날까지,

스스로에게 물어 한점 부끄럼 없이 "사는 거? 미치도록 재밌어."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끝없이 나의 구림을 던지며 길을 찾아보자.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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