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racle monica Apr 16. 2024

아트 앤 노포. 시작하는 글

예술의 목적은 사물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의미에 있다.

그 자체로 현존하는 예술 같은 오래된 동네, 중림동 풍경


나는 사물을 그리지 않는다. 나는 단지 사물의 차이를 그릴뿐이다.I don't paint things. I only paint the difference between things.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





 안녕하세요. 미라클 모니카입니다. 좋은 기회가 생겨(라고 쓰고 자발적인 강제성이 근간이 되는 생산자 모임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래라고 하기엔 조금 과장된 듯하고, 꼬박 반나절 정도 고민을 한끝에 주제를 정했습니다. 바로 “아트 앤 노포”입니다. 평소 저는 새로운 전시와 오래된 맛집을 찾아다니기를 좋아하는데요. 글쓰기에 있어 조금의 부지런함을 더한다면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예술에 대한 훌륭한 정의가 많지만 제가 제일 애정하는 문구는 단연코 마티스의 것입니다. 제가 예술을 좋아하고 호기심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예술이 그 실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로 아름다움에 대한 직관적인 감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것들과 차이를 만들어 내는 지점에 한계가 없기도 한데요. 점, 선, 면. 혹은 평면이나 입체일 때도. 종종 실재거나 웹상에 있거나.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무한한 변주가 가능한 그 가능성을 헤매는 것이 어렵지만 재미있습니다.



 노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대로 물려내려 오거나 오래된 음식점을 뜻하는 노포는 조금은 허름해 보여도 주머니 가벼운 모두에게 한결같이 열려있는 친근한 분위기의 식당입니다. 동네의 한자리에서 오래 살아남은 노포에는 어딜 가나 노련한 생존 전략이 있지요. 부조화적인 인테리어, 조금은 불친절한 서비스일지라도 한 번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숨은 원석을 찾아내듯 보물찾기 하는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낡고 오래되어서 더 가치가 더해지는 동네들과 식당들의 매력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예술 현장과 오래된 노포 사이에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요? 저는 이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2가지 소재로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일까요? 새로운 미감/맛에 대한 필요는 어느 시대에나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근간에는 언제나 오래된 것에 대한 적확한 이해와 평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오래된 예술이 있기에 새로운 예술이 정의되고, 꾸준히 오래 지켜온 맛이 있기에 그 맥락 안에서 오늘의 맛이 새롭게 평가됩니다. 거꾸로 오래된 것들을 오늘의 시선으로 새롭게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노포에 대한 근간의 트렌디한 관심도 그 연장선에 있고요.



 아트 앤 노포에서는 새로운 예술이 담긴 전시를 보고, 오래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최대한 감응하고, 그 대상의 본질적 의미를 찾아내 보고자 합니다. 예술의 목적이 모든 현상에 있어서의 내면적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어보자면 제가 생각하는 개별적 예술과 맛집의 의미는 그 현상을 받아들이는 오늘날의 개개인에 놓여 있습니다. 피로한 일들이 가득한 SNS적 일상과 떨어져 그 자체로 본질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해 주는 예술과 맛 그 사이의 멋을 제 나름대로 한 번  탐험해보려고요.



소담한 돌담길을 걸으며

 


 부단히도 거창하게 늘어놓았지만, 아트 앤 노포는 사실 그저 직장인 워킹맘이 육체와 정신의 생존을 위해 꾸역꾸역 점심시간에 맛집과 멋진 전시를 찾아다닌 지극히 생활에 가까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서 오래 마음속에 묵혀 두기만 했던 자잘한 생각들이 바깥의 자극과 만나 펼쳐질 소박한 일기가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맛과 멋. 예술품과 음식이 짜잔 펼쳐지는 장소인 박물관 혹은 갤러리, 오래된 동네에 대한 철저히 주관적인 기행 혹은 감상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그리고 그 본연의 맥락과 메시지, 가치를 해석하는 일에 언제나 눈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에 타닥타닥 써 내려가는 글쓰기의 몰입을 언제나 그리워합니다. 좋은 전시와 맛있는 메뉴가 있는 노포가 있다면 언제든지 공유해 주세요. 저도 부지런히 새로운 노포와 갤러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꾸려보겠습니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의의를 나타내는 것이다.  The aim of art is to represent not the outward appearance of things, but their inward  significance.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s (BC384-BC322)


<망치질 하는 사람 Hammering Man> Jonathan Borofsk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