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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혜 Oct 07. 2015

끝도 없는 영어, 영어, 영어!!!

주의: 영어 잘하는 팁이나 노하우를 '지나치게'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음

                                                                                                                                                                                                                                                                                                            

오늘은 나의 영어 공부 썰을..... 풀어볼까 싶다. 내 영어의 History.

수많은 영어고수들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포스팅을 해대는 시대에 고수도 아닌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말이다, 동병상련이나 하자는 거다.

나는 늘 언제나 성공한 사람만이 성공하기까지의 과거를 나누는 게 늘 불만이었던지라...

아니 왜 세상은 성공한 사람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말이다!라는 반발심리로다가,

나와 같은 '과정' 중에 있는 수많은 동지들에게 방해는 안되었으면 하는 바람 조금, 그리고 같이 힘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

그리고, 나처럼 공부하기 싫은데 영어는 해야 하는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말도 안되고 책임감 없는 팁들. 하하;




[나의 영어 흑역사, 지금도 회색빛 이다만...]


일단 나는, (분위기 봐서 뭔가 또 자랑질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면... 맞습니다, 맞고요.ㅋㅋ) 중학교 때까지는 영어를 잘 했다.

물론 내 세대에서 선행학습 이런 게 있었을 리가 없고, 중학교 들어가서 시작한 (90년대 후반쯤 된다.ㅋㅋ) 영어가 중학교 때는 그나마 괜찮았다.

그러나 나는 수학을 심하게 더 좋아하는 여자였고 영어와 나의 연이 있는지 없는지 감도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수학이 급- 어려워지면서 좀 따라가다가 치명적인 게으름병에 걸리게 되면서 예복습을 놓고는 수학도 손을 놓았더랬다. 그래서 남들은 수학보다 영어를 잘해서 갔을지도 모를 '인문계'를 나는 수학에 손을 놓아서 가야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이 학년 때는 잘생겼던 한국지리 선생님의 시험 외에는 모든 점수를 바닥에 곱게 깔았다. 엄마가 제대로 즈려밟으셨더랬지... 하하

나는 (내 생각에는) '선천적'으로 단어 암기가 싫다. 진짜 못해먹겠다. 제대로 외워본 적은 중학생 때 'student'를 에스티유디이엔티라고 연습장에 소리 내서 적으며 외웠던 기억이 전부. 급기야 영어 점수가 20점대까지 나왔다. 수학도 못하고 영어도 못하고 인생 제대로 망친 기분이랄까...

(공부 안 하고 뭐했냐고? 만화책과 소설로..... 쿨럭;;)


고 3 때는 남들 다하니 죽도록 해서 기적같이 80점대의 점수가 나왔으나, 우리 다 알듯이 그건 실력이 아니라 그냥 시험 점수였을 뿐.

문법 정리 안되고, 단어 외우는 거 학을 떼고 잘될 리가 만무.

20살에는 그 대가로 그냥저냥 대학을 갔더랬다. 그리고 24살에 재수를 해야 했을 때는 울며 겨자먹기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때 참 큰 도움을 주신 분이 'EBS 교육 방송'의 이근철 선생님. 지금도 마- 내 영어 선생님 같으신 분이라 스승의 날마다 생각이 날... 됐고.

대학교 때는 남들 죽어라 토익 공부할 때 나는 죽어라 하기 싫어서 토익책 사서 그냥 버리기가 여러 번이다. 제대로 본 책 하나도 없다.

난 영어 공부가 싫다고!!!! 학교 특성상 일정 토익 점수가 넘어야 졸업 요건이 되었는데, 나는... 토익 고사장에 돈을 엄청 갖다 바쳤다.

시험 치다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버린 적도 있다. -_-;; 가까스로 커트라인을 넘어서 졸업은 했다만...(어떻게 넘게 되었는지는 좀 있다가...)

여전히 왜 이렇게 단어는 외우기 싫고 에라이-




[단어, 그래 단어 따위 외우기 죽어라 싫지... 나도 안다]


예로부터, 나는 단어를 접하면 그냥 사전(종이사전)을 찾아보고 줄을 긋고, 단어 설명 내용을 쭉- 한번 읽어보고 내 단어장 수첩에 한번 적어보고 끝.

당연히 다음에 또 만나면 처음 본 것처럼 새롭다. 사전을 다시 찾으면 '어머나?" 한번 봤던 적 있는 아이구나! 그리고 다시 한번 읽어보고 끝.

세 번째, 또 만난다. 어머 봤던 애구나... 이걸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슬- 감이 온다.

"우리 좀 낯익지 않아요?"

그렇게 내내 썼던 사전은 어느 한 페이지도 색칠해지지 않은 페이지가 없었다는...!! (그러나 나는 다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도 사실 단어는 잘 안 외운다. 그냥 어디 적어서 붙여놓거나 해서 완전히 익을 때까지 수시로 본다는 거.

그거라도 해야지 어쩌겠어. 단어 외우기 싫은데 억지로 막 하면 스트레스만 받는다. 그냥 한번 적어보고 외우고 싶은 애들은 한번 더 읽어보고, 포스트잇 하는 게 나같이 영어 단어 암기 싫어하는 사람에겐 괜찮은... 방법이라는 이런 뭐 조언 같지도 않은 글을 경험담이랍시고 남기는... 나는 그렇다 뭐.

아, 중요한 건 단어장에 메모를 할 때 발음기호도 꼭 같이 적고 강세표시도 꼭 같이 하고 한번 강세에 맞게 읽어보았다는 거. (이게 엄청 중요하다.)



[문법이 뭐예요? 문법은 쓸데없는 거라고 했다고요-]


문법은 정말 뼈대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른이 되어서 정말 이 깨끗하게 발라지지 않은 것 같은 문법을 정리 좀 해보겠다고 중학교 기초 영문법 책 시리즈를 샀다. 다 아는 얘기를 초등학생에게 하듯이 하는 그 친절한 책을 줄줄 읽으면서 기본 뼈대부터 잡았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였지. 사실, 학비를 벌어야 해서 대학 5~6년(오래도 다녔네..ㅋㅋ) 내내 과외를 해야 했던 나는 그때도 사실 자신 없는 강사였다. 그리고 학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원장님의 시강을 한번 보고는 내가 공부를 하는 느낌이었달까... 가르치러 간 주제에. 하하

그리고, 가르쳐야 했기에 나는 예습을 하기 시작했고... 여러 번 가르치다 보니까 어느 문법책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 보는 경이로운 일이!

인도에서 만난 우리 제임스(나의 1:1 class teacher)도 문법 따위 한 적이 없다며 유창한 영어로 말했지만 그는 살아 있는 영어로 문법 다 배운 거니까 패스. 나는 우리처럼 희미한 사람은 한번 정리해주는 쪽이 낫다고 본다. 나중에 영작도 해야 하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This is Grammar 추천하고 싶다. 초급, 중급, 고급 각각 2권씩 나와있는데 그 책 이전에는 나는 맨투맨 기초 영어 조차 제대로 끝내 보지 못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냥 재밌게 다 본 것 같다. 중급까지. 고급은 나중에 꼭 보려고 모셔두고 있다만.

그렇게 정리를 하면 'Grammar in Use'로 다져주길~

이렇게 말은 하고 있는데... 너무 허접해서 부끄럽다. 그냥 그러려니 해주시기를.

나는 제일 좋은 책은 내가 봐지는 책이라고 본다. 무슨 책이 좋네 뭐네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책을 골라야 뭐라도 한다.

디자인과 폰트와 종이질... 무시 못하니까. 그림 있는 것도 좋고.



[듣기, 하아... 그 높은 장벽... 딕테이션 따위 해야 하나요?]


위에서 언급했던 토익 시험... 졸업의 중요한 요건이었던 시험... 부끄럽지만 나의 토익 시험 점수는 정말 바닥.

해도 해도 하기 싫고 하고 싶지도 않았고 점수는 내야 하고 그야말로 미치겠는 상황에 정말 뜻하지 않게 졸업여건 커트라인을 간신히 넘기게 해 준 사건이 있었다.

바로 '미드' 하하하하. 미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요해도 지나치지 않다지~

10년쯤 된 얘기다. 하하하하 (뭔 놈의 시간이 변함없이 이리도 빨리 가는지 원;;)

한창 미드 열풍이 한반도를 덮칠 때쯤 나도 남들처럼 CSI로 그 포문을 열었다.

CSI 라스베이거스, 뉴욕, 마이애미는 그냥 기본으로 쭉 깔고 가는 미드였고 나는 거기에 슬슬  하나둘씩 더 보기 시작했는데, 그때 내가 만난 아이가 'Alias (앨리어스)' 두둥~!!

이쯤에서 나도 남들처럼 사진 한 장 깔아주자! (귀찮지만..;;)


(하도 미드를 좋아해서 이야기가 슬 미드로 빠질 수도 있다는 게 함정)

요즘 벤 애플랙과 불화설이 돌고 있는 그의 아내, 제니퍼 가너가 CIA 요원으로 나오고 요즘 정말 제일 핫한 '브래들리 쿠퍼'가 단역보다 조금 나은 제니퍼를 짝사랑하는 소꿉친구로 늘 주변에 얼쩡대는 친구로 나오는, 그런 뭔가 수사물 언저리의 미드이다. 첩보 수사물이라고 하자.

(내가 언제나 이 두 사람  캡쳐한다고 손이 쉴새가 없었다. 브래들리 쿠퍼는 정말 무명이었는데 간지가 남달라 내 곧 이렇게 뜰 줄 알았다! 10년 전에!!)

그리고 제니퍼 가너의 '완벽한' 액션을 보면서 비로소 '무술'의 영어가 왜 'Martial Arts' 인지 알게 되었다. 정말 지금까지 본 것 중에 아직 최고다.

나는 아직도 최고의 미드를 뽑으라면 'Alias'를 꼽는다. 지금까지 이렇게 재밌게 본 미드는 없다는 거~ (모두에게 절대 추천) 암튼 삼천포로 더 빠지기 전에 각설하고.


얘가 한 시즌마다 25개 정도에 5 시즌짜리다.

약간 황당하긴 한데 매회 CIA인 제니퍼가 해결해야 하는 사건과 한국의 막장드라마처럼 그녀에게 얽힌 출생 비스무리한 이야기가 전체 줄거리를 이어가고 있어서 정말 매 시즌 마지막마다 놀랠 노자를 연발하며 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2005년 여름 방학. 자취방에서의 그 날들.

깨어 있는 시간은 무조건 얘만 보았다.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잠도 자기 싫어서 꼬박 컴퓨터 앞에서 날밤을 새고 잠이 쏟아지면 모니터 앞에 웅크리고 앉아서 잠깐 눈만 붙이고 일어나서 다시 시청. 식사는 당연히 모니터 앞에서 다 해결했다. 어디 나가지도 않고 정말 얘만 보았다. 그 기간 동안 하루 종일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많이 들었을 정도로 방순이(룸메)와의 몇 마디를 제외하곤 무조건 얘네 영어를 더 많이 들었다는 거다.

자막은 당연히 필수!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미드를 즐기느라 영어 공부 따위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던 내가 이 5 시즌을 다 보았을 때쯤에는... 단어가 딸려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발음이 그렇게 정확하게 다 들리더라는 거다.

위에서 말하는 단어메모에서 내가 강세와 발음기호 적기 했던 거 기억나는가? 단어 뜻은 모르겠는데 발음하는 거 듣고 단어를 적겠더라는 거.

자막 없이 듣기 따위의 멋 부리기는 없었다. 그냥 나는 재밌는 드라마를 미친 듯이 보았을 뿐.

그리고  그다음 토익 시험에서 나는 그냥 이유 없이(?) 듣기 점수가 100점 가까이 올라서 (거의 만점 가까이 나왔던 것 같다;;) 커트라인을 통과했다는.


그리고도 나의 미드 사랑은 여기 오기 전까지 그 후로도 10년 동안 쭈욱 이어져왔다.

나오기 전에는 자취방에서 TV가 없어서 집에만 가면 남들 TV 틀어놓고 왔다 갔다 하듯이 나도 미드 틀어놓고 왔다 갔다 했다. 언제나 BGS.

침묵과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힘들지도 모르겠으나...

인도 어학원에서의 첫 Listening 수업에서 딕테이션를 하는데 (그 전까지 딕테이션 따위 해본 적 없다, 말했잖아요 공부하는 거 싫어한다고;; 게으름.) 웅얼거려서 다들 짜증을 내던 호주 출신 롹스타의 발음을 내가 알아듣고 적었다지? 다들 초면에 수업 끝나자마자 나에게 듣기 어떻게 그렇게 잘하냐고 놀라워하며 물었다지? 음화화화화화!

공부하지 않고 (알아서 들리는 거 말고) 듣기  향상하는 거는 미드가 최고다. 확실히.



[읽기 혹은 발음?]


단어와 문법이 받쳐주면 그냥 자연스레 따라오는 거니 많은 이야기는 생략한다.

아, 내 경우엔 그 앨리어스 미드 사건 이후로 영어를 좋아하게 되어서 공부는 안 했으나 늘 접하고 곁에 두었다.

그래서 1석 2조로 택한 것이 영어 성경. (크리스천입니다~ㅎ) 그리고 NLT가 읽기 쉽다고 해서 NLT로 골라서 통독에 들어감. 그리고, 언제나 읽기 전에 기도를 했다.


"하나님, 발음과 목소리가 좋아지고 싶어요~ 소리 내서 읽을 테니 목소리 좀 좋아지게 해주세요~" (목적은 목소리였음, not 발음. 훗-)


YouVErsion이라는 성경앱에서는 오디오도 같이 지원을 해준다. 가끔 소리 내서 읽기 싫을 땐 오디오 켜 놓고 눈으로 따라 읽고, 거의 대부분은 내가 소리 내서 읽고, 흉내도 내보고. 언젠가 거래처에 PT를 하러 갔는데 거기 대표님께서 갑자기 그러셨다.

"어머, 팀장님 유학파 세요? 발음이 예사롭지 않은데?"

나는 그저 단어 하나 읽은  거밖에 없는데...

"하하하, 그래요? 전혀요. 외국 나가 본 적 없습니다. 그냥 영어 성경 소리 내서 읽었어요~ 호호호호!"


그래서 읽기는 되도록 소리 내서 읽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부지불식간에 효과가 드러나므로.

나의 인도와 미국의 영어 선생님들도 그런 얘기를 하셨더랬다.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 가면 'Pronunciation' 앱도 있더라. 미국에서 알았다. 그 전까지 그런 거 찾아볼 생각 안 했는데. 역시 난 게으른...;;

(참으로 많은 영어 관련 앱이 있더라는 것을 미국 가서 알았다.ㅋㅋㅋㅋ 하아- 나란 여자;; 그러나  다운받아도 안 하면 헛것이라는 것이 함정.)


아, 참 그리고 읽을 때 모르는 단어? 책 아래서 별첨으로 달아주면  한 번씩 보고, 궁금해서 미치겠는 거만 가 아아 끔 찾아보고 그 외에는 에이 몰라-하고 넘어갔다. 일일이 찾으면 책 읽기 짜증 나고 읽기 싫어짐. 대충대충 해도 됨. 그냥 Keep going!



[쓰기를 잘하고 싶었다!]


나는 한국어로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자라, 영어로도 잘 쓰고 싶은 게 너무나도 당연하다.

카피라이터까지 하던 여자다. 영어로도 어찌 한번 운율 맞추고 싶지 않으리!

그 전까지의 영작은... 그냥 내가 아는 문법에 내가 아는 단어를 끼워 넣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틀리지 않을 정도만 하는 게 전부.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날고 기는 페이스북이나 어디 온라인에서 영작할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사실. 어디 틀렸다고 비웃을까 봐. 그게 우리의 현실. 하아-

본격적으로 영작을 한 것은 인도 어학원 1:1 수업에서다.

문법 수업이 주 목적이었는데 선생님과 Grammar in Use를 다시 하고 싶진 않았고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라 매일 영작 숙제를 했더랬다.

말하기 이외의 나의 총체적 영어 실력 점검에는 영작이 최고다.

문법적으로 틀린 건 없는 것 같은데도 언제나 빨간 줄... 그러나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빨간 줄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신경써서 적었는데 너무 멋진 표현이라며 Sherie가

"I love this. It's like a poem."

이라며 빨간 체크를 해주었을 땐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그랬다. 나의 Precious Adam에게 어떻게 영작을 잘할 수 있냐고 했더니 쓰란다. 많이 쓰는 게 최고라고.

하지만 그런 불안함이 있었다. 선생님이 있으면 첨삭지도가 되지만 없으면 어쩌느냐? 는 걱정.

하지만 신기하게도... 많이 쓰다 보니까 나 스스로 이전에 내가 쓴 글의 문제점이 보인다는 거.

나중에 선생님이 고치진 않고 이상한 부분에 줄만 그어줬는데, 내가 어떻게 바꿔야 할지 보이더라는 거다.

처음엔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중엔 눈이 길러진다. 이 역시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 도움 안 되는 얘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아, 중요한 건 문법! 영작에선 문법이 핵심이지요.

이건 대충 여기까지.



[말하기... 넘사벽인 건가...]


여전히 쉽지 않다. 캐나다에 와서는 6개월간 배운 거 총 복습하고 다음달에 Cambridge 시험을 볼 계획이라 학원 등록은 하지 않았다. (사실 예산도 부족하고. ) 말할 기회가 많지 않으면 오랜만에 말하려면 당장 생각이 잘 안 난다.

지금의 나처럼 그 와중에 한국말 자꾸 보고 쓰면 더 힘들다 (아... 나는 지금 뭐한 건가....ㅠㅠ)

그러나 나의 습관이 하나 있다면... 미드 보면서 맘에 드는 건 자꾸 따라서 말한다는 거다.

김영철 씨도 그랬다. 미드 한편에 표현 하나면 충분하다고. 그리고 그건 써봐야 한다. 예를 들어,


NCIS:LA를 보다가 G가 수사 도중 지뢰를 콱- 밟았고, Sam이 옆에서 어떻게 할지 말하는데 G가 긴장 상태에서 소리를 냅다 확 - 지르는데,

Sam: G, you have to listen to me from now.

G: I am all ears!!!


완전 초긴장 상태에 안 들으면 몸이 날아가는데 안들을 수 없는 거지. 나는 왜 그렇게 그게 귀에 박히던지.

나중에 미국인 친구한테 써먹었더니 좋아라-한다. 하하하하- 그런 식이다.

나도 대부분의 한국사람처럼 '영어로 말하기 장애'가 있다. 한국 문화에서 심어진 자신감의 부재다. 문법의 옳고 그름만 따지는.

그럴 때마다 나는 요즘 사유리 생각이 많이 난다.

다들 알지만, 우리는 사유리가 틀린 말을 하는 것을 귀엽게 생각하고 그 정도 말하는 것을 대단하다 여긴다.

요즘은 어록까지 유명하지 않은가... 그래서 나도 말하고 틀리더라도 그냥 "I'm learning English"라는 걸 강조하고 일부러 바른 표현이 뭐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누구든 가르쳐 주는 건 감사하게 여긴다는 거.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30대 초반의 한창 어린 남동생(그러나 친구)이 있다. 일찌감치 유학 와서 미국에서 회사까지 다니는 한국인 청년인데 아이가 참 좋다.

친하게 되었는데 일부러 나를 위해 영어로 말해달라고 하고 카톡은 거의 영어로 한다.

그리고 한번 내 발음을 지적하길래 (한국인이 안 되는 발음들이 많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어머, 내가 그래? 고마워~ 앞으로도 틀리면 지적하고 좀 가르쳐줘!"


그랬더니, 어머 웬걸? 이 녀석 웬만한 튜터보다 낫다. 또 언어에 재능이 있고 관심도 많은 녀석이라 알기 쉽게 부연설명까지 해주니... 그 아이가 설명해주는 건 잊히지도 않는다. 카톡에도 단어 사용이나 문법이 이상하면 바로바로 설명해주는데 나는 늘 언제나 감사하고 있다.

얼마나 영어를 배웠고 나이가 어떻고 자존심 뭐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배우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누구로부터든. 꼭 기억해야 하는 건 그저

"I am learning  English."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말하기는 꾸준히 하기 위해 학원 아니면 그룹 모임이든 뭐라도 할 예정이다. 말은 해야 한다. 뭐든 뱉어야지.


[Epilogue]


인도에서의 Warm up이 끝나고 영어의 본고장 미국엘 갔더니 사실 주눅이 들었다.

인도는 넓은 대륙만큼이나 사람들의 생김새도 천차만별이라 안 그런 것 같지만 그래도 아시아권이라 묘한 동질감이 있다.

그들은 피부색이 밝은 우리를 늘 좋게 봐주니까 간혹은 영어는 못해도 우쭐함 같은 게 있어서 더 자신감을 충전했었는데...

낼모레 마흔에 처음 미국 땅을 밟았는데 수많은 말들이 그저 입 속으로 들어가더라, 처음에는.

잘 도착했냐, 어떠냐, 잘 지내냐는 인도 선생님들의 메시지에 모든 자신감을 상실하고 영어라는 거대한 산을 마주하니 의지 상실이라고 했더랬다.

그러나 이주간의 슬럼프 극복 후 그걸 그냥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편하더라.

또 인간은 적응의 존재가 아닌가...

그리고 "I'm learning English"의 자세가 가장 용기를 준다. 부끄러움 따위 개나 줘버리자.

결론은 어디 있든지 간에 좋아하고 즐기고 늘 곁에 두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발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 할 내용이 있는 사람이 되는 거라고 영어로 평생 먹고 사셨다는 어르신이 그러셨다. 외국인들은 그런 사람을 더 영어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영어는 주인공이 아니다, 그저 나를 돕는 Tool일 뿐이다. 그렇게 우리가 모셔왔던 것보다는 좀 하찮케 대하고 만만하게 대해야 거대한 산도 오를만 해 진다.


그래 나도 안다, 지금 내가 남 걱정할 때도 아니고 조언 같은 거 할 처지가 아니라는 거.

공부해야 하는데....!!

이것도 그냥 재미로 봅시다.

그러고 보니 영어 잘하기 팁 뭐 이런 거 아니고,  나도 이렇게 힘들다,  내가 이렇게 산다 정도? 하하하-

나 같은 사람 많기를 바라며~ 같이 힘내 보십시다, 게으른 만학도들이여!! 뿅!


p.s. 언젠가 기회가 되면 사교육 없이 학교 공부 잘하기 노하우 전수는 한번 해드리리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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