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구정 때 쯤이었을까. 상하이에서 온 고객이 스냅 상품을 일찌감치 예약해 놓아서 나는 약간 가슴을 조리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매우 심한 상태였고 상하이에서도 확진자가 터져서 과연 그 고객이 올수 있을 것인지, 온다고 해도 괜찮은 것인지 매우 불투명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번 예약한 고객이기에 일단 고객쪽에서 캔슬을 하던지 사전에 연락을 주기깨지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촬영 며칠 전에 고객이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문자를 줬다.
긴장을 한것인지, 아니면 겁을 먹은 것인지 약간 심장이 "쿵"하는 느낌이 들었다.
코로나 시국이니 그럴만도 하다.
내가 중국에서 오는 고객님하고 한두번 촬영한 것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고객을 기다렸고, 고객도 무사히 한국에 왔으니 마스크와 손세정제로 무장하고 만나기로 결심했다.
우리는 홍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고객은 택시를 타고 온다고 해서 알기쉬운 지하철 입구에서 고객을 기다렸다.
멀리서 택시가 한대 미끄러지듯 직전하더니 내 앞에 섰다.
나는 문이 열리자마자 이분이 내 고객이구나라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스크와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은 주의 사람들에 비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그녀가 원하는 홍대 카페 중심으로 촬영을 했다. 그렇다 오늘은 상하이에서 온 여성 한 분이 나의 고객이다. 이름은 스퀴라고 했다.
우리는 홍대와 연남동에 등지에서 촬영을 했고 다행이 순조롭게 일이 끝났다.
다행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서울에는 그녀가 귀국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고향은 격리되었지만 무난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사진 납품을 할 떄 확인 한 바로는 건강히 잘 지내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또한번 메세지가 왔다.
"안녕? 나 오늘 한국 드라마를 봤어. 드라마를 보니 한국이 많이 그리워.."
스퀴가 아직 해외로 나가지 못하니 답답한가 보다 생각했는데. 다음 대화에서 한글로 메세지를 또 주었다.
"부부의 세계"
이런 드라마를 봤어
부부의 세계라고? 난 한국에 있는데도 보질않았다. 우리 부부는 한국 드라마에 별 관심 없어서, 화제작이라고 하더라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렇지만 고객이었고 미래 다시 고객이 될 사람이 묻는다면 약간 당황스럽긴하다.
무슨 내용이었더라?
급 검색을 시작했다. 아 이것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 그것이로구나. 그것도 맞바람.
스퀴는 나에게 능숙한 영어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 원래 결혼이란 것이 이런 거야?"
음... 결혼 4년차인 뭐라고 할말을 잃었다.
뭐라고 해줘야하나..
그녀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내가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은 다 이런거야? 그렇다면 절대 하지 않겠어."
우리가 못만난 기간 동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말했다.
"언젠가 너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너만을 사랑해 줄꺼야."
"정말 그럴까?"
"그럼, 나도 결혼했지만 내 남편은 정말 잘해준단다. "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정말 모를일이었지만.
언젠가 결혼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을까..
고객의 연예 상담까지 하다니
드라마 하나가 정말 영향력이 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