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은 세워야 할까?

by 사적인 Pairing 노트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저마다 새해 계획을 세운다.

다이어트, 담배 끊기, 자기계발, 운동하기 등등 그리고 대부분은 작심삼일을 몸소 체험한다.


나 역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으레 연말에는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에는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매년 느끼던 바이지만 매년 초마다 세웠던 계획들은 또다시 다음 해에 계획 리스트에 올라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번만큼은 꼭 달성하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던 것 같다.


이렇게 매년 세우던 신년 계획의 무용함과 그간 원했던 목표도 달성했기에, 나는 더 이상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다만 내 삶의 우선순위의 변동을 점검하고,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체크하면서 연말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한다.


이러한 나의 생각을 알기라도 하듯이 유튜브 알고리즘이 새해 계획 무용론 대한 영상을 추천해 주었다. 제목은 새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의 눈에 뜨일 만한 썸네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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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계획을 세워서 진즉 포기한 사람이라면 영상을 열어 보고 싶을 것이다. 이 두 영상 모두 신년 계획 수립 대신에 자기 자신이 원하는 근본적인 목표나 지향점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미경님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자기 계발의 선두주자로 아침 일찍 일어나 자신의 목표대로 실행하고 자기 자신을 단련하라고 청자들를 다그쳐왔다. 그런 그녀가 말을 바꿨다.

그리고 이제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잇 마인드는 버리고 딥 마인드를 갖으라 말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올라가기를 위해서는 스스로를 다그치고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웬만히 열심히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열심히 산다고 반드시 결과가 성공적인 것도 아니다. 열심히 했는데도 성취 못했다면 더 잘하지 못한 나를 질책하고, 이룰 수 없는 사회에 원망을 키우고 , 결국 포기하게 된다.


여기서 김미경 작가는 이러한 잇마인드(원하는 잇(it)을 얻고자 하는 마음)로만 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계하고 있다. 인생에 잇(it) 중에 진정 본인이 원하는 잇(it)이 맞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들이 갖고 있는 부러운 잇(it)이 아니라 내가 진정 원하는 잇(it)이 무엇 인지를 잘 고민해서 찾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bod - being / organizing / doing)을 세우라고 한다.

물론 책에 더 자세한 방법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후에 책을 읽어 볼 예정이다.


하지만 내가 목차와 영상을 보고 느낀 이 책의 골자는 새해 계획이던 목표나 방향이 진정 내가 원하는 것 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생긴 것들은 아닌지, 가족이나 사회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살펴보고 잘못된 목표로 달리면서 힘 빼고 쉽게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세스고딘은 최근에 린치핀이라는 책을 보면서 다시 보게 된 작가인데, 사실 아주 오래전에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마케팅 서적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때만 해도 마케팅 영역에서 혁신적인 방향을 일으켰던 책이라 그때도 ‘와, 이 사람은 정말 생각이 다르구나.’를 느꼈던 것 같다. ‘린치핀’과 최근에 나온 ‘전략수업’ 역시 삶을 운영하는 데 있어 통찰력과 명확한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무릎을 치며 놀랐다.


위 영상에서는 책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세스고딘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쓴다고 한다. 글이 늘 좋은 글이 아닐 수도 있지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매일 기한에 맞춰서 쓴다고 한다. 이런 글쓰기는 개인적인 전략의 일환이며, 일정한 글쓰기를 통해 개인적인 삶에 대해 통찰의 시간이라고 한다.


전략은 흔히들 기업에서 쓰는 용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딘은 기업에서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전략은 자원과 가용성을 고려하여 효과적인 결정을 내리는 요소인데, 개인적인 삶에서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번 결정한 것은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결정이 현재에 맞지 않는다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선택을 버리는 자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기가 두려워 시작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안 좋다는 말도 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의 두려움으로 시작도 못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실패를 염두에 두고 무엇이 가치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발견한 것을 통해 전략을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태도이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권투 선수 중 한 사람이었던 마크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 김영민,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23p -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나은 올 한 해를 시작하고자 새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새해 계획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 보고 시작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또한 세운 계획이 잘못되었다면 ‘역시 난 안돼’ 하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 이룰 수 있게 계속 수정해 나가면서 운영하는 것이 그 새해의 목표를 수립했을 때의 나를 존중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세스고딘의 '전략 수업' 과 김미경의 '딥마인드', 김영민의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를 페어링 해 보았습니다. 다른 두개의 서사가 만나는 지점이 있는 페어링 레서피였습니다.




[관련 자료]

https://youtu.be/RLXvgIHyGoA?si=JsVCv4l115OEgpod

https://youtu.be/mLNlUYm0LqU?si=u4Fy29rh8hibvUgf

세스고딘의 전략수업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014915

김미경의 딥마인드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665141?utm_source=google&utm_medium=cpc&utm_campaign=googleSearch&gad_source=1


[발췌지문]

김영민 작가,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내리는 눈을 올려다보고 있자면 모래시계 바닥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행복에 계획은 실로 얼마나 인간에게 큰 불행을 가져다주는 가 우리가 행복이라는 말을 통해 의미하는 것은 되게 잠시의 쾌감의 가까운 것 행복이란 온천물에 들어간 후 십 초 같은 것 그러한 느낌은 오래 지속될 수 없기에 새 계획으로는 적절치 않다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을 바라다보면 그 덧없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은 쉽게 불행해진다. 따라서 나는 차라리 소소한 근심을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이를테면 ‘왜 만화연재가 늦어지는 것인지’라고 근심하기를 바란다. 내가 이런 근심을 누린다는 것은, 이 근심을 압도할 큰 근심이 없다는 것이며, 따라서 나는 이 작은 근심들을 통해서 내가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

- 김영민,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23p -


새해라는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고, 과학 소설에 나오듯이 통 속에 든 뇌에다가 어떤 미친 과학자가 새해라는 이름의 자극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 미친 과학자가 바로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고 그런 가상현실을 통해서라도 우리 삶에 리듬감을 주는 것이 영장류가 발명한 삶의 지혜일 수 있다고. 새로운 해를 맞는다는 의식도 모두 인간이 삶을 견디기 위해 창안해 낸 가상현실이다.

- 김영민,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23p -


12월 25일이란 날짜를 인간이 정했듯, 365일이 지나면 한 살 더 먹는다는 것도 인간이 정한 허구에 불과하다. 허구 때문에 감정의 기복을 겪어야 할 이유는 없다.

- 김영민,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23p -


오래전 지구를 호령했지만 지금은 호석으로만 남아 있는 거대 공룡을 생각하자, 탐사선이 보내온 무심한 우주 사진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을 추구하는 존재의 모순을 껴안고 애무하자.

- 김영민,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23p -


살아가다 보면, 자기 안의 관광객이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깨달음을 얻는 곳, 금각사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자기 안의 고지식한 안내자가 천천히 답을 생각하고 길을 가르쳐주려고 하면, 그 관광객은 이미 서둘러 떠나고 없다. 그래서 삶에 대한 진짜 이야기는 대개 허공에 흩어지게 된다. - 교토기행 : 무진기행 풍으로 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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