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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Dec 17. 2023

올해 당신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올해 당신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주위를 둘러보면 힘들지 않은 삶이 없다. 표현하지 않거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저마다의 문제를 겪고 살아간다. 그래도 남의 문제보다는 자신의 문제가 가장 힘겹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올해 나도 고비마다 꽤 많은 어려운 상황과 문제를 마주했고, 대다수의 문제들은 풀어내지 못하고 그저 견디면서 살았다. 무능하고, 괴롭고, 쓸모없는 못난 나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일이 부끄럽고 힘들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료들과 가족들에게도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며…

  솔직히 나도 굳이 힘들었던 일을 기록해서 되새김질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루미의 시에 잠시 머물러 보자고 권하고 싶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_ 잘랄루딘 루미 < 여인숙 >


 힘겨운 일들,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가 우리 삶에 방문객처럼 찾아오는 일은 막을 수 없다. 우리 삶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방문객들이다. 우리가 붙잡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떠나기 마련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보단, 그저 붙잡지 않고 떠나도록 기다리는 것이 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소극적인 삶이 태도가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힘든 일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을 몇 가지 덧붙여 소개해 본다.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를 영어로 표현하면 Problem이라고 쓴다. 이 문제의 영단어에서 알파벳 R과 B와 L을 제거하면 시(P.O..EM)만 남는다.

힘든 문제(PROBLEM)를 시(POEM)로 만드는 필사 영상
문제를 시처럼 풀어가는
삼봄씨의 시인으로 살아가기 전략

PROBLEM - RBL = POEM

- R : 후회만 하지 말고 성찰하기 (- Regret)
- B : 남 탓이나 상황탓 하지 않기 (- Blame)
- L : 잃어버린 기회를 아쉬워하지 않고 남은 기회에 집중하기   (- Losing)

https://brunch.co.kr/@sambom/542


  최근 몇년간 괴롭고 힘든 문제를 마주하면, 새벽마다 일어나 시를 쓰면서 새벽을 맞이했다. 힘들 때마다 당신에게 힘을 주는 시를 찾아서 읽거나 필사해 보라. 아니면 당신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서, 멋진 시가 아니라 당신 자신만의 진솔한 시를 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힘든 일을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인 시인으로 살아가기 전략이다.



   일본의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는 ‘어려운 것은 쉽게 / 쉬운 것은 깊게 / 깊은 것은 유쾌하게’라는 문장을 좌우명을 품고 살았다고 한다. 힘든 일을 극복하는 두 번째 방법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을 쉽게 만드는 당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내 경우엔 속도를 늦추기(Slow),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조금 더 멀리서 떨어져서 바라보기(See),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별난 벗(Star)을 만나기, 혹은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착하고 힘센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기(Support)등의 전략을 취하곤 한다. 이렇게 4S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해 풀어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것들이 조금은 쉬워지는 경험을 하곤 했다.

  어려운 일들을 루미처럼 곧 떠날 방문객으로 대하든, 시인 삼봄처럼 문제에 머물다가 시 한 편 끄적이던, 이노우에 히사시의 조언처럼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드는 길을 안내해 주는 친구를 만나든, 생각보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삶의 전략은 많다. 그러니 힘들 때는 잠시 주저앉아 쉬다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회복되면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Ad astra per aspera.”
고난을 넘어 별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다, 힘든 일에 걸려 넘어진 벗들에게 한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인생 문장 중 하나인 키케로의 조언을 덧붙여 선물해 드리고 싶다.


고난을 넘어 별을 향해
Ad astra per aspera.
아드 아스트라 페르 아스페라.

우주뿐만 아니라
인생의 별에 이르는 길에도
언제나 고난이 뒤따릅니다.

닥쳐오는 고난들을 직면하고
견뎌내는 이들은 결국
자신의 별에 가닿을 것입니다.

역경에 짓눌려
별에 이르는 길을
잊지 않기만 한다면 말이지요.

_한동일 <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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