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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인이 될 수 있는가?

삼봄詩作 ||| 반쯤 시인

by 삼봄
등단은 안했지만, 출간한 시집은 이미 가지고 있는 문제 많은 삼봄씨



시인(詩因)


문제(Problem) 있는 사람이라면

시(P_o__em)를 쓸 수 있는 사람이다


다만 불필요한 것들은 걷어내야지

다행히 시인인 척하는 삼봄씨는

문제가 아주 많은 인간이다


아직 군더더기가 많은 인간이지만

반쯤은 시인이 되었다.



_ 삼봄詩作 <시인(詩因)>

올해 당신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올해도 문제가 좀 많았지요? 저도 그렇답니다. 그런 일들이 저를 詩因으로 만들고 있답니다.
Q. 당신은 시인인가요?

A. 시인(詩人)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시의 씨앗(詩因)은 품고 살아가고 있는
삼봄씨랍니다.
(photo by anatolknotek)


||| 2024. 7. 18. 덧붙여 든 글

나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인간이다.

잘난 척, 아는 척, 아닌 척하다가
척하는 삶이 부끄럽고 싫어지고
척하는 나를 미워하게 되더라.

홀로만 있으면 척할 필요도 없을 테니
척하게 되는 관계를 끊어내 보았지만
척 한 글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여전히 넘어지곤 한다.

척하는 마음 아래
잘하고 싶었고, 자라고 싶었던,
미숙한 막내인, 인정받고 싶던 어린 내가
울고 있었단 걸 알긴 안다.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걸 부정당한 아해가
여전히 어둔 곳에서 숨죽여 울고 있지.

잘하냐 못하냐 끝없이 평가하고 판단하는 자,
내 안의 부모들, 성난 목소리에
두려움과 열등감과 수치심이 스며있음도 안다.
알았어도 틈만 나면 나도 모르게 또
척척척하고 있다.

이렇게 부족하고 망가진 인간인데도
여전히 엄지 척 올려주는 친구들이 있으나,
더 부끄러워져 이제는 집 밖으로 나서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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