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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Nov 26. 2023

별난 아이

詩因 삼봄 _ 반짝이는 존재들을 사랑하게 된 별난 아이


별난 아이


사실 어릴 때 부모님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어.

위로 형과 누나가 있는 막내였어.

사랑이 부족하다 느끼지 못할 만큼 품에 안겨있었지.


가끔 다들 일하러 나간 사이

홀로 집에서 깨어나 둘러보니 아무도 없어,

홀로 있음에 익숙하지 못해 운 적은 있어.

다만 기다리면 다들 돌아오더라.


그렇게 한 참 울고 나서 바라보는 하늘엔

늘 수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어.


반짝거리는 존재들을 좋아한 것은

아마 그때부터였겠지.

어둔 길 더듬더듬 걸어갈 수 있는 건
내가 별이라서 그런 건 아니야
내가 빛이라서 그런 건 아니야
내게 온기 남아 있어서도 아니고

어둔 길 홀로 서서 걸어갈 수 있는 건
내 그림자를 친구로 삼았고
내 어둠을 껴안고 살기로 했고
그럼에도 빛나는 널 만나고 싶어서야

그 길은 빛나지 않아도 좋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길이라도
다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걸어갈 수 있어 걸어가고 있어
네가 이미 빛나고 있거든
내가 이미 널 보고 있거든

돌멩이에 자꾸 걸려 넘어지기도 하지만
아프고 쓰린 상처 부여잡고 울고
울다가 지쳐 힘이 빠져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하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나 바로 설 수 있는 건
다시,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아프게 빛나는 별난 널 보고 싶고
슬프게 울고 있는 네게 다가서고 싶어서라고
힘겹게 걸어가면서도 노래하고 있잖아
너도 내 노래 멀리서 듣고 있잖아

#별봄 #별을보는검은아이 #삼봄
DALL.E가 그려준 별난 아이 삼봄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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