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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Dec 18. 2023

지난 한 해 당신의 삶과 연결된 사람은 누구인가요?

삼봄詩作 231218 ||| 타인(他人)

친구들이 없다면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Sine amicis vir non
시네 아미치스 비르 논
potest esse beatus.
포테스트 에쎄 베아투스

_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중에서
올해도 성찰모임을 함께 한 사랑하는 질문디자인연구소 멤버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존재가
친구다


  한 해를 돌아보는 성찰 모임을 진행할 때마다 빼먹지 않고 가장 먼저 하는 활동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룬 일을 정리하기에 앞서,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당신의 삶에 연결된 사람들의 이름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 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 이름 밑에 그 사람을 떠올리면 감사한 것을 한 줄로라도 간단히 기록해 보시라고 권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존재가 친구다’라고 했다. 우리는 이런 벗들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온전한 인간으로 성숙해 나가게 된다.


  나의 지난 일 년을 회고해 보면 수많은 사람들과의 연결과 접촉이 있었다. 실은 연초에 나의 상태는 바짝 메마르고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떠나간 벗이 있었고, 상황 때문에 만남이 허락되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다. 어떤 순간은 내 스스로 빗장을 걸어두고 사람들이 내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꽁꽁 얼어붙어버린 나에게 굴하지 않고 다가와서 온기를 나눠준 고마운 벗들이 있었다.




他人


새벽에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을 읽다가 쓰게된 시랍니다.


  홀로 웅크리고 있을 때마다


  봄 같은 낯선 당신이 찾아왔다.


  당신 덕분에 피어날 수밖에 없었다.



______________ 삼봄詩作 < 타인(他人) > 




  더불어서 사실 현실에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SNS를 통해서 ‘글’이나 ‘사진’으로만 만난 낯선 타자들도 있다. 매일 아침 옮겨 적었던 시를 탄생시킨 시인들도 실제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를 가장 자주 만났고, 누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는지 따지는 일은 그만두기로 하자.

그런 작가분을 현실에서도 만났습니다! 라틴어 수업의 한동일 작가님!


一期一會
일기일회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이다'라며 일기일회(一期一會)를 풀어주셨던 법정스님의 말씀을 되새긴다. 연말까지 남아있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만나게 될 낯선 타자가 내 평생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될 사람일지 어찌 알겠는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_ 류시화 산문집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예를 들어 아직 실제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류시화 시인도 그렇다. 류시화 시인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라고 했다. 동감이다.


지난 한 해
당신의 삶과
연결된 사람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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